매출 키운 30대그룹, R&D 투자도 늘렸다…1년 새 4.1%↑

30대그룹 상장사, 1~3분기 R&D에 36조7390억원 투입…삼성·SK, 각각 4000억원 넘게 증액


30대그룹 상장사들이 올해 연구개발비를 1조 원 이상 늘렸다. 특히 SK그룹과 삼성그룹이 지난해보다 각각 4000억 원 이상 늘리며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 그룹 상장계열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비를 공시한 134개 기업이 올해 1~3분기 36조7636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조3078억 원)보다 4.1%(1조4558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합계는 1082조1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904조7594억 원) 대비 19.6% 증가했다. 실적 성장에 힘입어 미래 먹거리인 연구개발 투자 금액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3.9%에서 3.4%로 0.5%p 하락했다.


그룹별로 증감액을 살펴보면, SK그룹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SK그룹의 14개 상장계열사는 올해 1~3분기 연구개발에 3조8555억 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3조4006억 원) 대비 4549억 원(13.4%) 증가했다.

SK그룹 내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1~3분기 2조6281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조65억 원으로 3784억 원(14.4%)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연구개발을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연간 3조482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 투입액의 86.3%를 채워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고부가 D램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낸드플래시와 이미지 센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주요 연구개발 과제 6개 중 4개가 D램 관련이며, 낸드와 이미지 센서가 각각 1건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211억 원→568억 원, 169.2%), SK이노베이션(1974억 원→2097억 원, 6.2%), SK머티리얼즈(99억 원→215억 원, 117.2%), SK네트웍스(175억 원→280억 원, 60.0%), SK바이오팜(775억 원→866억 원, 60.0%)도 올 들어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삼성그룹의 연구개발비도 1년 새 40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10곳은 올해 연구개발에 17조6303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17조2176억 원) 대비 4127억 원(2.4%) 늘었다.

삼성전자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올해 1~3분기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8971억 원)보다 2886억 원(1.9%) 증가한 16조1857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DS) 부문의 연구개발 실적이 가장 많았다. D램과 SSD, 이미지센서 등이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모바일(IM) 부문과 가전(CE) 부문의 주요 개발실적으로는 갤럭시 Z폴드 3 출시, 갤럭시 Z플립 3 출시(이상 모바일), 미니 LED 기반 초고화질 & 슬림 8K TV 출시, 슈드레서 출시(이상 가전)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6032건, 6418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974건, 6321건)에 비해 각각 1058건, 97건 늘었다.

삼성물산(1213억 원→1483억 원, 22.3%), 삼성전기(3750억 원→4012억 원, 7.0%), 삼성SDI(6197억 원→6438억 원, 3.9%), 삼성SDS(991억 원→1173억 원, 18.4%), 삼성바이오로직스(503억 원→663억 원, 31.7%)도 올 들어 연구개발비를 100억 원 이상 늘렸다.

이어 네이버그룹(9673억 원→1조1890억 원, 22.9%), 카카오그룹(4253억 원→5808억 원, 36.6%), 한화그룹(6302억 원→7764억 원, 23.2%)도 그룹 내 상장계열사의 1~3분기 총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1000억 원 이상 늘었다.


연구개발비 증가률은 영풍그룹이 가장 높았다. 영풍그룹 6개 상장사는 올해 3분기까지 184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전년 동기(115억 원) 대비 60.0% 증가했다. 고려아연(10억 원→31억 원, 218.3%), 코리아써키트(32억 원→70억 원)이 연구개발비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신세계그룹(98억 원→155억 원, 58.2%), 카카오그룹(4253억 원→5808억 원, 36.6%), 셀트리온그룹(2543억 원→3331억 원, 31.0%), 현대중공업그룹(1477억 원→1929억 원, 30.6%)도 30%가 넘는 비교적 높은 연구개발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집계 대상 28개 그룹(금융업 등 연구개발 내역 없는 곳 제외) 가운데 5개 그룹은 지난해보다 연구개발비가 감소했다. KT그룹의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1~3분기 1918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1663억 원으로 13.3% 하락했다. 플레이디(-31.7%), KT알파(-29.8%), 이니텍(-21.6%), KT(-13.5%)가 연구개발비를 줄였다.

이어 포스코그룹(-11.8%), LS그룹(-8.7%), 두산그룹(-6.9%), LG그룹(-0.7%)도 연구개발 투자가 줄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