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가 최근 5년간 2300억 원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은 사용요율을 적용해온 한국앤컴퍼니가 5년간 받은 상표권 사용료는 매출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앤컴퍼니는 2021년에도 400억 원 이상의 상표권 수입이 예상된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국앤컴퍼니의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2307억2600만 원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 ‘HANKOOK TIRE’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한국앤컴퍼니는 그룹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과 매년 계약을 맺고 상표권 사용료를 받고 있다.
상표권 사용료는 계열사의 매출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최근 5년간 최소 330억2400만 원, 최고 518억5800만 원, 평균 461억4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한국앤컴퍼니 매출의 57.8%를 차지한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회사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비교적 높은 상표권 사용료 책정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2019년까지 0.75%의 상표권 사용료율을 적용해온 한국앤컴퍼니는 2020년부터 이를 0.5%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71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상표권 수수료 산적요율이 0.5% 이상인 곳은 네이버, 태영, 한국앤컴퍼니 등 3곳에 불과하다. 특히 많은 그룹이 순매출(총매출에서 그룹 내 매출, 광고선전비 등을 차감한 금액)을 사상표권 사용료 기준 매출로 잡는데 반해 한국타이어는 연결매출이 기준이다.
이에 따라 그룹 규모에 비해 상표권 사용료가 많은 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계열사 매출 합계는 71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53위에 불과하지만, 상표권 사용료는 9번째로 많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이 같은 상표권 사용료 책정기준과 관련,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지주사에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42.03%의 지분을 보유한 것을 비롯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72.43%에 달한다. 한국앤컴퍼니가 상장사임을 감안하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앤컴퍼니는 2020년, 2021년을 합쳐 800억 원에 가까운 상표권 사용료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의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2021년 연간 359억5000만 원, 2022년 연간 436억5500만 원의 상표권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2년 간 796억500만 원 규모다.
이 같은 사용료는 예상매출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경영실적에 따라 늘거나 줄 수 있지만,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한국앤컴퍼니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3000억 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