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려는 두 남녀. 눈물을 글썽이며, 큰 결심을 한 듯 '안녕'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목을 매려고 하는데...
뮤지컬 '실연남녀'의 한 장면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한 번쯤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힘겨운 순간이 찾아온다. 이런 고비를 슬기롭게 해쳐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안명옥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을 한 사람은 총 1만2,968명. 이들의 자살 동기는 모두 제 각각이다. ▲정신이상 ▲병고 ▲염세·비관 ▲사업실패 ▲치정·실연·부정 등. 특히, 치정·실연 등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천명을 넘는 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사연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지...그럼, 앞서 등장한 두 남녀 '연오'와 '지아'의 사연을 한 번 들어볼까?
'연오'는 사랑하는 아내를 하늘로 떠난 보낸 후 그녀의 곁으로 가기 위해, '지아'는 연인에게 버림받은 아픔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택했다. 그래서 이들이 찾은 곳은 연인과의 추억이 얽힌 '아트 퓨처'산장. 하지만 질기고 질긴 것이 사람 목숨이라고 이들의 자살이 순탄치 만은 않다.
바로 '아트 퓨처'산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폭 형제 '운수'와 '재수' 때문. 심장마비로 죽어있는 산장 주인을 우연히 발견, 시체 유기 후 산장을 운영 중인 이들은 '연오'와 '지아'의 자살이 산장으로 경찰들을 불러 모를까 두려워 두 남녀의 계획을 필사적으로 막는다.
실연남녀의 목숨보다 조폭 형제의 안전을 위해 시작된 '자살방지프로젝트'. "밧줄에 목매달고 죽는 사람 쉽게 쉽게 죽을거라 생각하지. 혓바닥 땅바닥에 질질 끌려 눈깔은 데굴데굴 굴러가지~" 등의 다소 끔찍한 내용이 담긴 노래를 열창하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두 남녀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기필코 자살을 하려는 이들과 이를 막으려는 그들의 싸움. 그 과정에서 '절망 속에서 가장 큰 행복이 온다'는 진리를 깨우쳐 가는 실연남녀. 이를 통해 극은 관객들에게 앞으로 우리 인생에 다가올 희망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만약 '실연' 혹은 다른 갖가지 이유로 인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면, 이 네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도, 그 희망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