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룩스코리아, 적자확대에 자본잠식까지…배당은 했다

주요 외국계 가전기업 중 유일한 적자…2020년 순손실 불구 배당강행 자본 감소 가속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계속된 수익성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순손실 발생에도 배당을 진행한 가운데 자본잠식 상태에도 빠졌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외국계 가전기업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유일하게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주요 외국계 가전기업은 지난해 총 8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274억 원)보다 196.4% 증가한 수치다. 

필립스코리아와 밀레코리아, 다이킨코리아, 그룹세브코리아(테팔)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427.2%, 312.5%, 46.9%, 2.2%씩 늘렸다. 2020년 적자를 기록했던 휘슬러코리아는 지난해 5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지난해 53억 원의 영업손실과 7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영업손실은 43억 원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67억 원 증가했다. 원가와 판관비 등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2002년 한국에 진출한 후 청소기, 블렌더, 무선주전자 등 소형가전에 집중해 왔다. 

최근에는 와인셀러 냉장고 등 대형가전 시장으로 영역을 늘리면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재무건정성도 악화됐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지난해 말 자본잠식(-41억 원) 상태에 빠졌다. 영업손실이 이어진 가운데 2020년 진행한 배당이 자본잠식을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엔 4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는데도 82억 원(배당대상주식 20만 주, 주당 배당금 4만1000원, 배당율 410%)의 배당을 결정했다. 본사인 AB일렉트로룩스가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모두 본사의 몫이 됐다.

당시 배당을 진행하면서 이익잉여금이 크게 줄었고, 자본총액도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0년 말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부채비율은 948.2%로, 2019년 말(183.6%) 대비 764.6%p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또 다시 큰 폭의 순손실을 내면서 결국 자본잠식으로 이어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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