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새 사령탑 이완신 대표에게 주어진 최대 미션은 기업공개(IPO) 물꼬 트기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올해 면세점 부문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텔롯데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3분기 3조727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1~3분기 -252억 원에서 2022년 1~3분기 -533억 원으로 적자폭이 두배 넘게 커졌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판관비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호텔롯데 면세점 사업은 전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지난해 1~3분기 면세점 부문 매출은 호텔롯데 전사 매출(4조7378억 원)의 78.7%, 전사 영업손실(544억 원)의 97.9%를 차지했다.
이같은 저조한 수익성은 IPO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호텔롯데의 IPO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그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2016년부터 추진해온 숙원 사업이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침표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지만,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이 99%인 호텔롯데가 롯데건설을 비롯해 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30~40% 가량 갖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IPO가 현재 수면 아래에 있지만, 일본 롯데의 롯데그룹 지배력을 줄이는 핵심 작업이라는 점에서 롯데그룹으로서는 호텔롯데 IPO 추진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가장 큰 미션 역시 IPO의 전제조건인 수익성 개선이다. 이를 위해 시급한 과제는 면세점 부문의 실적 반등이다.
이 대표는 198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35년 간 롯데에서만 경력을 쌓은 순혈 롯데맨이다. 그룹 내에서 마케팅통으로 평가된다. 롯데홈쇼핑 재직 당시 ‘벨리곰’, 가상인간 ‘루시’ 등을 선보이며 마케팅 역량을 인정받았다.
호텔롯데의 대표이사는 지난 3년 동안 세 차례 교체됐다. 코로나19 상황 속 2년 임기를 넘긴 대표는 없었다. 2019년 말 재무통인 이봉철 전 사장, 작년 말 외부 수혈한 안세진 전 대표가 각각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둘 다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물러나 이 대표가 느끼는 무게감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텔롯데는 면세점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IPO 발판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외교갈등, 방역규제 등의 변수가 많은 중국 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5일 호주 멜버른 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한데 이어 뉴질랜드, 스페인 등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