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이 48.2% 떨어졌다. 연말 인사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실적 하락이 사장단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재계에선 내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앞서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 CJ, 현대백화점그룹 등은 대부분 대표이사를 유임시켰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작년 2조6272억 원에서 올해 1조3609억 원으로 48.2% 하락했다. 매출은 19.2% 증가한 50조693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장사는 4곳이다. 이 중 롯데케미칼과 롯데하이마트는 적자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확대, 전방수요의 둔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자회사인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인도네시아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에 대한 투자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회사의 자금력에는 문제가 없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분기 말 현재 2조637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114억 원) 대비 101.1% 증가했다.
업계는 내년 이후부터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김교현 대표와 황진구 부사장에 대한 변화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097억 원에서 -72억 원으로 하락했다. 매출도 12.8% 감소한 2조6025억 원이다.
가전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도 받았지만, 업계는 황영근 대표의 경영방식이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황 대표는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대신,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를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결과적으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롯데제과의 영업이익은 956억 원에서 929억 원으로 2.8% 줄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5968억 원) 대비 36.3% 증가한 2조1768억 원이다. 지난 7월 롯데푸드와 합병이 진행됐는데 그와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익이 소폭 하락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 고환율 등 대외 리스크를 감안하면 양호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과 이영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의 임기 만료일이 내년 초이지만 회사의 호실적 등으로 연임 전망이 밝다.
롯데정보통신의 매출은 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0.4% 하락했다. 3분기 누적 각각 7294억 원, 185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성현 롯데쇼핑 부사장,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도 임기 만료일이 내년 초까지다.
이 대표이사들이 맡고 있는 회사들은 호실적을 그렸다. 롯데쇼핑 198.3%, 롯데칠성음료 21.6%, 롯데렌탈 33.1%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