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이 정영채 대표 체제에서 최저점을 찍었다. 업황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매년 당기순이익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터라, 올해 수익성 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NH투자증권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02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9315억 원) 대비 67.5% 하락했다. 연간 영업이익 또한 1조2939억 원에서 5214억 원으로 59.7% 감소했다.
사업부문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트레이딩 부문이 1207억 원에서 -2426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세일즈와 IB부문 또한 각각 58.1%, 31.0% 하락해 1797억 원, 2469억 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주식시장 부진 등으로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수수료수익과 증권여신과 예탁금 관련 이자수지가 감소하면서 수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8년 3월 취임했다. 정 대표 취임 전 이 회사의 2017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3496억 원이었다. 취임 첫 해엔 3615억 원으로 실적 성장의 성공적인 한 해를 맞았다.
해당 시기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주식매매거래(Trading&Sales) 등 모든 사업부에서 목표 실적을 거두며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국내 대표 증권사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2019년엔 4767억 원으로 순이익이 상승세를 그렸다.
해당연도 상반기엔 업계 처음으로 핵심성과지표(KPI) 제도를 폐지했다. KPI는 임직원들이 달성해야 할 업무 목표 등을 나타내는 제도로 성과급 지급 규모 등에 영향을 미친다.
정 대표는 회사가 수수료 수입을 얼마나 올렸는지, 신규 고객이 얼마나 늘었는지 등 회사의 이익 위주의 성과 측정보다 고객 중심 발상 전환에 비중을 두는 것이 성장하는 길이라고 본 것이었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 보여줬다.
2020년 57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1% 상승했다. 2021년엔 증시 활황에 힘입어 9315억 원을 달성했고 1조 클럽 가입을 눈 앞에 두고 있었지만, 지난해 업황 악화로 순익 1조 클럽은 희미해졌다.
다만, 올해 전망이 나쁘지 않다.
지난 1월 범금융 신년인사회서 정 대표는 "다 나쁘다고 했을 때 나쁜 적이 없었고 다 좋다고 해도 좋은 적이 없었다"며, "올해 5월이 지나면 미국 금리 문제, 물가 지수 등이 안정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업황 개선의 희망을 드러냈다.
한편, 정 대표는 1964년생으로 경상북도 영천 출신이다. 경북대 사범대학 부속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증권(1988년)에서의 사회생활을 시작으로 기획본부장(2003년), IB2담당 상무(2005년)를 거쳐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2009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2014년)를 역임했다. 이후 NH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한 뒤 2020년과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