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해 4조 원 이상의 유류비를 썼다. 이 회사의 유류비가 4조 원을 넘은 것은 9년 만이다. 유류비뿐 아니라 주요 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화물과 여객사업 호조로 영업이익률 20%를 돌파했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한항공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비용은 11조26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48.3%(3조6666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영업비용 급증은 유류비 급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유류비는 2021년 1조7861억 원에서 지난해 4조1362억 원으로 131.6%(2조3501억 원) 증가했다.
유류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2021년 23.5%에서 지난해 36.7%로 13.2%p 상승했다.
지난해 유류비 지출 급증은 항공유 가격 상승이 주효했다. 지난해 국내 항공유 매입단가는 갤런당 300.9달러로, 2021년(178달러)보다 69% 늘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환율 상승에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보다 12.9% 상승했다.
유류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인건비도 늘었다. 지난해 인건비에 해당하는 급여 및 퇴직급여는 2조29억 원으로, 전년(1조5638억 원)보다 28.1% 상승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휴업인원 감소해 인건비가 증가했다.
이밖에도 공항관련비(14.4%), 지급수수료(93.5%) 등이 늘었다.
유류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에도 대한항공은 지난해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화물과 여객사업 호조로 12조961억 원의 매출과 2조83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56.3%, 99.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0.1%를 달성해 20%를 돌파했다. 고정 지출이 많은 항공업계에서 영업이익률 20%는 높게 평가 받는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