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박현철 대표 체제 들어 유동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룹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며 현금 확보에 집중했는데, 이에 현금 등 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건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유동자산이 6조8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3조5131억 원) 대비 94.4% 증가했다.
유동자산은 고정자산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1년 이내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현금이나 예금, 일시소유의 유가증권, 상품, 제품, 원재료, 저장품 등이 해당된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불황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 우려로 위기를 겪었다. 이에 롯데그룹은 원 포인트 인사로 롯데지주에서 경영개선실장을 맡던 박현철 사장을 롯데건설의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박 대표는 1960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경북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1985년 롯데건설로 입사해 롯데정책본부 운영팀장과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건설업과 그룹의 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표의 취임 후 첫 과제는 유동성 위기 극복이 꼽혔다. 박 대표 역시 시무식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 중심의 내실 경영과 미래 성장 역량 확보를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박 대표 취임 이후 자금 확보에 힘썼다. 12월 말 2500억 원의 회사채, 2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총 4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자금 확보에 성공하며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2조9795억 원 순유입됐다. 2021년에는 1625억 원이 순유출됐었다. 이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1645억 원 순유출에서 1783억 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현금이 순유입되며 롯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증가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98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말(4322억 원) 대비 38.4%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자금 확보에 열을 올렸다. 올해 초에는 메리츠증권 주관으로 PF 관련 채권을 매각함으로써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조성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동성 위기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금 안정화를 바탕으로 계열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조기에 상환했다. 12월에는 롯데홈쇼핑과 롯데정밀화학에서 대여한 4000억 원을, 올해 1월에는 롯데케미칼로부터 대여한 5000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또한 3개월간 만기 도래한 1조7000억 원 규모의 PF 차환에도 성공했다.
다만 올해에도 부동산 경기 악화가 이어지는 만큼 재무부담이 또다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롯데건설은 자산이 늘어난 가운데 부채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유동비율은 전년 대비 악화됐다. 2021년 말 134.5%에서 2022년 말 118.3%로 16.2%p 감소했다. 다만 여전히 안정적으로 평가되는 100% 이상인 점은 긍정적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