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핀다 지분을 인수하고, 2017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 임원들이 최근 1년 간 11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4만8150주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4억1288만 원 규모다.
회사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위해 종종 있는 일이다. 경영에 대해 더 높은 관심과 책임감을 갖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김기홍 회장은 지난 4월 1억6782만 원을 들여 2만 주를 매입했다. 2019년 3월부터 회장직을 맡은 김 회장은 선임 이후 10만500주(지난 4월 제외)를 취득했다. 5억4974만 원 규모다.
이 회사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인다. 그동안은 임원 개개인이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회사 측은 신탁계약 체결을 통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하고,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취득이라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264만 주다. 앞서 JB금융지주는 2017년 150억 원을 들여 자사주 271만 주를 매입한 바 있다.
다만, 회사가 보유한 자사 주식을 완전히 제거하는 자사주 소각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김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궁극적으로 소각을 전제로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게 맞다"며, "막연하게 전략적 제휴나 사업 다각화를 대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하고 있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전략적 제휴나 사업 다각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소각을 검토해서 발표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소각을 검토하는 시점이 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업계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동의했던 주주들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한다.
이 회사는 올 초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거부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당 900원 배당과 김기석 후보자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제안했지만, JB금융은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에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이 벌어졌고, 다른 주요 주주들이 JB금융 손을 들어주며 JB금융이 완승을 거뒀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주당 900원 배당은 늦게나마 이뤄질지 묘연하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기말 배당 규모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 말 374원, 2021년 말 599원, 2022년 말 715원 등 최근 배당금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시작한 반기배당도 진행한다. 1주당 12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4%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6%) 대비 0.2%p 하락한 수치다. 배당성향은 3.7%로 동일하다.
이 회사는 또 지난달 대출 중개·관리 핀테크 기업 핀다 지분 15%(약 470억 원, 지주 5%·전북은행 10%)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핀다의 2대 주주에 오른다.
핀다는 2020년 전북은행과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 상품 제휴를 시작으로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이 협업을 통해 JB금융은 비대면 상품과 대안신용평과 모델을 개발해 제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업계 흐름과 궤도를 같이 하는 행보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