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연체율 상승으로 충당금 적립액을 늘렸고, 자금 조달 금리가 안정화가 되지 않은 영향이다. 하반기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데이터뉴스가 4대 금융지주 카드사의 IR자료에 공시된 상반기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비 올해 모두 감소했다. 4개 카드사의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911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6644억 원으로 27.4% 하락했다.
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1929억 원으로 전년 동기(2457억 원) 대비 21.5% 줄었다. 4사 가운데 감소율이 그나마 낮았다. 금융자산 및 카드할부 수익성 강화를 통해 이자이익이 확대됐으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이 증가했다.
이 회사의 이자이익은 8395억 원에서 9267억 원으로 10.4% 늘었다. 충당금 전입액은 66.9% 상승한 3324억 원이다.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4127억 원) 대비 23.2% 감소한 3169억 원이다. 신한카드 또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조달, 대손비용이 늘었다.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4.5% 빠졌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570억 원에서 3733억 원으로 44.7% 증가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상반기 순이익 또한 38.8% 하락해 726억 원, 820억 원씩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전체적으로 하락한 이유는 금리 상승에 있다. 수신(고객의 돈을 예금 등으로 예치하는 일) 기능이 없는 카드 업계는 필요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여신전문금융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지난해 3월 이후부터 금리 상승세가 이어졌고, 올 1월 초엔 5.14%로 최고점을 찍었다. 5월 초엔 3.88%로 안정세를 보이는가 하더니 8월 초 다시 4%대를 넘어섰다.
연체율도 늘었다. 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6월 말 대비 각각 0.38%p, 0.39%p 상승해 1.16%, 1.43%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922억 원에서 1932억 원으로 두 배 넘게 적립했다.
하반기 카드업황 전망도 밝지 않다. 무엇보다 GS건설,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의 어려움으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 때문이다.
물가 상승세 장기화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통상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는 기준금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