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친환경·스마트 야드로 탈바꿈

친환경 추진연료 연구, 로봇 도입, 데이터 활용 확대…친환경·디지털 선박, 스마트 야드에 9000억 투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 사진=한화오션


"한국의 조선산업은 우리나라의 수출산업으로도 중요하고 고용창출로서도 굉장이 중요한 산업이라고 생각한다."(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장)

한화오션은 지난 27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행사를 열고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 조선소 현황을 소개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 분야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선언하며 탄소 배출 제로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약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확보한 자금 중 6000억 원을 친환경·디지털 선박(친환경 연료 시스템,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에, 3000억 원을 스마트 야드(로봇·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물류 자동화)에 투자한다.

한화오션은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친환경 추진연료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실험센터는 2015년 만든 극저온 연구시설이다.

LNG의 재액화 또는 재기화 시스템, 암모니아를 연료로 공급하는 시스템,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 액체 이산화탄소 화물을 관리하는 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실증설비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

▲이중연료추진 VLCC / 사진=한화오션


이번 행사에서는 건조 중인 선박에 올라가는 온보드 투어도 진행했다. 해당 선박은 말레이시아 ETA가 발주한 초대형 유조선(VLCC)이다. 선박의 높이는 47미터로, 아파트 15층 높이에 달한다.

박명세 한화오션 상선CM팀 책임은 "발전기 메인엔진을 LNG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운항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며 "선수에는 전기, 선미쪽에는 에어타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에도 이중 연료추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선박은 기존 선박유와 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연료 추진엔진(ME-GI엔진)과 고망간강을 사용한 연료탱크가 적용된 유조선이다.

▲하나의 도크에서 LNG 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 사진=한화오션


야드 투어를 통해서는 1도크 안에서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인 530×131×14.5m의 LNG운반선이다.

통상 LNG운반선은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보다 수익율이 높다. 현재 한화오션의 선박 수주잔량 99척 중 65척이 LNG운반선으로, 전체 잔량의 66%에 이른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생산현장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한화오션의 스마트 조선소 구축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한화오션은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선소, 데이터로 일하는 스마트한 조선소 문화가 어우러진 '그린 앤드 스마트 십야드(Green & Smart Shipyard)'를 구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래 스마트 야드 구축 주요 키워드로 '연결화', '자동화', '지능화'를 꼽았다.

사람과 경험 중심의 생산에서 데이터와 로봇 기반의 디지털 및 자동화 방식으로 전환하는 스마트 야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업장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숙련직 생산인력 감소에 대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디지털 생산센터는 한화오션이 추구하는 스마트 야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디지털 생산센터는 공항의 관제탑 같은 개념으로, 거제사업장 현장을 한 눈에 파악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시연을 맡은 한화오션 관계자는 "시운전 데이터들이 연결돼 실시간 모니터링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거기서 그리는 게 아니라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을 통해 지능화까지 나서 예측이나 서비스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선소는 굉장히 넓은 부지에 다양하고 많은 설비공장이 존재하기에 야드를 한 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무선이나 메일을 통해 작업 진행상황과 공정을 확인하는 방식이 주였다. 이 때문에 업무 효율이 저하되고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다양한 야드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를 구축해 운영하며 다양한 현황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증센터 내 도장 VR 교육현장에서는 가상현실(VR)을 통해 도장작업을 교육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육자가 VR기기를 착용하고 도장작업을 하면, 화면을 통해 도장작업 진행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김진억 책임은 "도장은 기존에 직장 내 교육훈련(OJT) 1년을 진행한 후 작업에 투입됐다"며 "VR을 도입한 후에는 자체교육 후 현장 OJT 1~2개월 정도면 현장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도장작업 VR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는 블라스팅 작업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블라스팅은 철판 표면에 도료를 칠하는 도장작업 전 단계에서 강한 압력 등을 이용해 매끄럽게 처리하는 작업이다.

▲탑재론지 용접로봇 / 사진=한화오션


생산혁신 연구센터에서는 로봇의 현장 도입 및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한화오션이 지능형 생산혁신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생산 현장에서 용접, 가공 등 주요 공정에서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협동로봇을 비롯해 10여 개 분야 80여 개에 이른다.

작업장 구역이 밀폐화돼 있어 협소한 점과 현장 인력난 문제를 해소를 위해 로봇을 도입했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실제 효과를 보면 조선소의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무레일 일렉트렉가스 EGW, 대형 배관 용접장치, 오비탈 GTAW 용접장치 등도 개발했다. 

▲슬로싱 모션 플랫폼 / 사진=한화오션


마지막으로는 액체 화물의 동요에 의해 생기는 충격을 연구하는 슬로싱 연구센터를 방문했다. 슬로싱 현상은 선박 화물탱크의 벽면에 충격을 주게 되는데, LNG와 같은 극저온의 화물이나 암모니아와 같이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액체가 화물탱크를 깨뜨리고 유출되면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는 물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모형탱크를 실험할 수 있는 슬로싱모션 플랫폼 2기와 500여개의 압력 센서, 500채널의 데이터 획득장치 등을 구비하고 있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무인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24시간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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