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조선사들이 극과 극의 수주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이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반면, 한화오션은 달성률이 21%에 그쳐 올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조선업계 주요 기업(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수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3사는 지난 3일까지 약 10개월간 28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 합계(322억2000만 달러)의 87.7%에 해당한다.
조선업계는 돌아온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최근 2년간 주요 기업들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신규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도 노후선박 교체수요 증가, 각국의 친환경 규제 강화를 기반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국제 해운부문 탄소중립 달성에 합의하는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선박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친환경 선박에 강점이 있어 관련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조선사별로 올해 수주 진척도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연간 수주 목표를 채웠다. 현재까지 201억9000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157억4000만 달러)를 초과했다. 달성률은 128.3%다.
친환경 선박이 돋보였다. LNG선을 37척 수주했고,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운반선 26척도 확보했다. 석유제품운반선(PC선) 37척, 차량운반선(PCTC) 4척,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과 중형가스선 2척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3사 중 수주액과 목표 달성률이 가장 낮다. 현재까지 수주액은 14억7000만 달러다. LNG선 5척과 특수선 4척 등 9척을 수주했다. 연간 목표 달성률은 21.1%다. 올해가 2개월 밖에 남지 않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는) 대우조선해양 시절 세운 것"이라며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 달성보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향후 3년간 일감을 확보해 놓고 있어 올해 수주량이 적어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은 향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업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표준선 환산톤수 249만CGT로, 지난해보다 44%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95억 달러의 69.5%에 해당하는 66억 달러치를 수주했다. 올 들어 컨테이너선 16척, LNG운반선 7척, 원유운반선 2척, 대형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1척 등 26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내에 카타르 LNG 운반선 2차 물량, 대형 FLNG 1기 등의 수주가 예상돼 연간 수주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사들은 신규수주 증가를 기반으로 한 수주잔량 확대로 올해 3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흑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