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해외법인 순이익이 급증했다. 다른 지주계 카드사인 KB국민·신한·하나카드는 실적이 악화됐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4대 금융지주 카드사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우리카드가 유일하게 올해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이익이 증가했다.
이 회사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3분기 16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63억 원으로 293.8%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해외법인은 각 미얀마(투투파이낸스미얀마)와 인도네시아(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에 위치해 있다.
두 해외법인은 각각 올해 3분기 누적당기순이익 18억 원과 4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억 원, 5억 원)보다 각각 63.6%, 800.0%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8월 해외 금융법인을 매수해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실적은 9월 한 달만 순이익에 반영됐지만, 올해는 3분기 순이익이 모두 반영됐다.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는 취급액 및 대출자산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인수 1년만에 성과로 이어지며 우리카드의 해외 사업 확장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미얀마 법인 순이익 증가에 대해 "설립 초기부터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며 "올해부터 미얀마의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됐지만, 우리카드는 기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진출 시동을 걸고 있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00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145억 원으로 27.5% 감소했다.
캄보디아(KB대한특수은행), 인도네시아(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태국(KB제이캐피탈) 법인의 순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전년 동기(79억 원, 92억 원, 29억 원) 대비 각각 43.0%, 10.9%, 37.9% 하락해 45억 원, 82억 원, 18억 원을 기록했다.
캄보디아의 또 다른 법인인 아이파이낸스리싱(오토바이, 자동차 등의 리스 사업 영위)은 지난 1월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이 회사는 24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침체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 해외법인 또한 지난해 1~3분기 218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57억 원으로 28.0% 하락했다.
카자흐스탄(신한파이낸스)과 인도네시아(신한인도파이낸스)의 순이익은 146.2%, 27.3%씩 늘어 64억 원, 42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베트남(신한베트남파이낸스)과 미얀마(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의 실적이 악화됐다. 베트남은 166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64.5% 하락했고, 미얀마는 -7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경우 수출 둔화, 부동산 경기침체로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며 "베트남의 현 경제 상황을 고려해 우량 자산 위주 영업과 리스크 관리 등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탄력적인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지난 10월 카자흐스탄 법인이 국제금융공사로부터 6000만 달러(약 810억 원) 투자를 유치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이 법인은 2020년 8월과 2021년 10월 아시아오토(차량 생산·판매 업체), 아스터오토(중고차 딜러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규모 확장을 이뤘고 연 평균 72%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신한카드는 밝혔다.
하나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하나카드페이먼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