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CEO 중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유일하게 연말 임원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최 대표 체제의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계획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SDI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가 8364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입했다.
삼성SDI는 R&D에 집중하는 질적 성장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R&D를 통해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 P5(니켈 함량이 88% 이상)를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8083억 원에서 2021년 8776억 원, 2022년 1조764억 원으로 증가하며 1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도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6.7% 늘렸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추진에 힘쓰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를 흐르게 하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된 차세대 이차전지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2년 6980만 달러, 2023년 8240만 달러에서 2026년 2억6510만 달러, 2027년 4억825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만큼 기술 리더십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2027년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으로 설정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중대형전지사업부에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ASB 사업화 추진팀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객들과의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거 지난해 3월에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연구소에 6500㎡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은 'Solid'(고체), 'Sole'(독보적인), 'Samsung SDI'(삼성SDI)의 앞 글자를 따 'S라인'으로 명명했다.
최윤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최 대표는 "ASB 사업화 추진팀을 중심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