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특허청(EPO)은 연례 ‘2023 특허 지수(Patent Index 2023)’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의 유럽 특허청 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특허 출원 상위 20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로, 유럽 특허청 출원 건수 평균 증가율인 2.9%보다도 5배 높은 수치다.
한국은 현재 유럽에서 미국, 독일, 일본,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특허출원이 많은 국가다. 2023년 전체 유럽 특허청에 접수된 특허 출원 199,275건 중 8.8%를 차지한 중국에 이어, 한국은 약 6%의 비중을 기록했다.
안토니오 캄피노스(Antonio Campinos) 유럽 특허청 회장은 “유럽 특허청의 특허 지수는 전 세계적인 기술 혁신 역동성의 척도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 기술 시장의 잠재력과 제품 및 서비스의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2023년 유럽 특허청은 역대 최다 특허출원 접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전략 첨단기술 분야에서 활약도 돋보인다. 2023년 한국 특허 출원 중 가장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관련 기술 특허를 포함한 전기 기계·장치·에너지 분야로, 전년 대비 42.9% 증가했다.
해당 분야에서는 LG가 전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어 삼성은 3위, SK는 8위를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는 위 세 기업 모두 상위 5개 출원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 통신 분야는 한국 특허출원이 두 번째로 많은 분야로, 전년 대비 출원 건수가 24.6% 증가했다. 컴퓨터 기술 및 반도체 분야는 각각 31.9%, 27.8% 증가했으며, 시청각 기술 분야는 11.9% 증가하여 한국의 특허 출원 상위 5위를 차지했다. 통신 분야 특허 출원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하며 한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과 LG는 2023년 유럽 특허청의 전체 출원인 종합 순위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해 전년 대비 58.9% 증가한 4760건의 유럽 특허 출원을 접수했으며, LG는3498건을 접수했다. 이어 SK그룹(305건)과 KT&G(244건), 현대자동차(238건) 순으로 유럽 특허 출원 한국 상위 5대 기업이 됐다.
2023년 6월부터 시행된 ‘유럽 단일 특허 제도(Unitary Patent system)’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EU 소속 17개국에 한 번에 특허를 등록하고, 통합특허법원(Unified Patent Court)에서 EU 차원의 특허 소송 진행이 가능해, 보다 쉽고 비용 효율적으로 자사의 특허를 보호할 수 있다.
2023년 하반기 최초 시행 기준으로 단일 특허 신청 비율은 전체 22.3%에 달한다. 유럽 특허 조약에 가입한 39개 유럽 국가가 지난 한 해 가장 많은 단일 특허를 신청했고, 미국(10.9%)과 중국(10.9%), 한국(9.7%), 일본(4.9%)이 그 뒤를 이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