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국민은행장 호실적, 연임 필요조건은 완성

순이익 매년 늘어, 올 초 홍콩 ELS 악재 불구 2분기 회복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그간 쌓아온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콩 ELS 판매 규모가 가장 커 올해 1분기 순이익 하락을 겪었지만 발빠른 대처로 2분기에는 성장세를 거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국민은행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재근 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만료 예정이다.

그동안 은행권은 통상 행장의 임기 만료 두 달 전부터 관련 절차를 개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이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은행장은 서강대(수학과), 카이스트 대학원(금융공학)을 졸업한 이후 1993년 KB국민은행의 전신인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KB국민은행 판교테크노밸리점 지점장(2013년),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2015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2018년),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2020년)을 역임했다. 2022년 1월 KB국민은행의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 행장은 취임 후 쌓아온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여신의 성장과 알뜰폰 사업인 KB리브모바일(리브엠) 등 부수적인 수입을 바탕으로 순이익을 늘렸다.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021년 2조5908억 원에서 2022년 2조9960억 원, 2023년 3조2615억 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최대 순이익을 올리며 연간 순이익 3조 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 디지털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10월부터 KB스타뱅킹 앱을 전면 개편하면서 앱 통합 작업을 시작했는데, 2022년 6월 간편뱅킹앱 '리브'를 KB스타뱅킹에 통합하면서 앱 통합 작업을 완료했다. 현재는 KB금융그룹 계열사의 80여 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은 올해 7월 기준 월간활성고객(MAU)이 1250만 명을 돌파하며 시중은행 1위를 이어가는 등 금융권 내 대표적인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2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해 2+1년의 임기를 지내고 있다. 은행장은 큰 변수가 없는 경우 통상 2+1년까지 임기가 주어지지만, 늘어날 수도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이 합병한 2001년 이후 강정원 은행장(2004년~2010년), 허인 은행장(2017년~2021년) 사례가 있다.

올해 5대 은행 모두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이 행장의 나이가 비교적 젊은 점도 연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장은 1966년생으로 올해 59세다. 5대 은행장 중 가장 젊다.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1965년생이고,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964년생,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1963년생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홍콩 ELS 배상으로 순이익이 하락했지만, 2분기에 회복했다.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9315억 원에서 올해 3895억 원으로 58.2% 줄었지만,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조1163억 원으로, 전년 동기(9270억 원) 대비 20.4%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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