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가운데)이 허개화 GEM 회장(오른쪽), 왕민 GEM 부회장(왼쪽)과 에코프로 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중국 전구체 제조사 GEM과 손잡고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해 전구체에 이어 제련업에 본격 진출한다.
에코프로 최대주주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허개화 GEM 회장과 최근 에코프로 오창 본사에서 만나 이 같은 방안에 합의하고 임직원에게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해당 사업이 제련-전구체-양극재 등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할 것으로 예상돼 획기적인 비용절감을 통해 양극소재 시장에 가격 파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편, 전구체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은 “파괴적 혁신 없이 현재의 캐즘을 돌파할 수 없다"며, "지난 10년간 GEM과 맺어온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제련, 전구체, 양극소재를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허개화 GEM 회장은 “이 전 회장, 에코프로와의 10년 협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배터리 소재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 몸이 되기로 했다”며 “하이니켈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에코프로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채 전 회장은 “과잉 캐파로 인한 캐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며,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 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며, "GEM과 함께 구축하는 통합 밸류 체인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소재 산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네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된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가 하이니켈 양극소재에서 세계 1위고, GEM은 니켈 제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에서 두 회사의 협력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코프로는 이와 관련 GEM과 실무작업을 추진할 TF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내에 사업구도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 그룹에서 전구체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동채 전 회장과 허개화 회장은 GEM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공장 ‘그린에코니켈’ 사업을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제련업 진출과 IRA 부합하는 니켈 자원 확보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위치한 ‘그린에코니켈’은 연간 약 2만 톤의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로, 에코프로는 지난 3월 약 150억 원을 투자해 그린 에코 니켈 지분 9%를 취득한 바 있다.
에코프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비 중국산 전구체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GEM이 보유한 니켈 제련소 지분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련과 전구체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기업이 돼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서 나오는 전구체는 미국의 IRA 규정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와 GEM은 지난 10년 동안 2인3각의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에코프로는 2015년 NCA 전구체 기술을 GEM에 전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설립 시 지분투자, 에코프로씨앤지와의 리사이클 기술협력 등을 통해 협력해왔다.
GEM은 2001년 설립된 중국 리사이클 업체로서 연간 30만 톤의 전구체 생산 캐파를 확보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15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니켈 제련소를 운영 중에 있다.
한편 에코프로 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이동채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현 경영진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 전 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현재의 이차전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