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를 대폭 늘렸다. IT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을 위해 대규모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비가 2조912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82억 원)보다 227.9%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년간 2020년을 제외하고 줄곧 2조 원대 시설투자비를 집행했다. 2020년에는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 확대와 중소형 신기술 공정 투자로 3조8895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그런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투자비보다 5000억 원 이상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설투자가 8.6세대 IT OLED 생산공장 A6에 반입할 장비 구입에 집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IT OLED 및 플렉시블 제품 대응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지난 3월 A6 라인은 증착기 반입을 시작으로 연내 주요 설비를 설치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년까지 8.6세대 IT OLED 분야에 4조1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대는 패널 생산의 기반이 되는 큰 유리기판(원장)의 크기를 의미한다. 8.6세대 OLED는 원장의 면적이 2290ⅹ2620㎜인 패널을 뜻한다.
패널을 만들 때 원장을 잘라 사용하기 때문에 세대가 올라가면 1장의 원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패널 수가 늘어난다. 현재 TV용 패널은 10.5세대까지 나왔지만, IT용은 6세대가 최신이다.
8.6세대 IT 전용 OLED 라인인 A6이 완공되면 전 세계 OLED 라인 중 가장 높은 세대 라인이 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8 라인을 개조해 구축하는 라인이자 삼성의 6번째 OLED 라인이다.
한편, 8.6세대 OLED 생산라인 구축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투자에 뛰어들었다. 중국 BOE가 630억 위안(약 11조8678억 원), 비전옥스가 550억 위안(약 10조3608억 원) 규모의 8.6세대 OLED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