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둬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세대교체, 채권 돌려막기에 대한 경징계 등 변수가 남아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증권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은 37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522억 원) 대비 50.2% 증가했다.
KB증권은 2017년부터 IB 부문과 WM 부문의 투톱 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현재 IB 부문은 김성현 대표, WM 부문은 이홍구 대표가 맡고 있다. 두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김 대표는 KB투자증권 IB총괄(2015년), KB투자증권 IB총괄 부사장(2016년), KB증권 IB총괄 본부장, 부사장(2017년)을 거쳐 2019년 KB증권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난해 말 4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KB증권에서 PB고객본부장 상무(2017년), 강남지역본부장 상무(2019년), WM총괄본부장 전무(2020년)을 역임하고 2022년 1월 취임했다.
KB증권은 2022년 주식 시장 침체와 시장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주식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탁수수료 축소로 1937억 원까지 떨어졌던 순이익이 2023년 3950억 원으로 103.9%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순이익 성장세가 이어졌다.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에 맞먹는 순이익을 올렸다.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KB증권의 사업부문은 위탁영업·자산관리, 기업금융, 자산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사업부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1701억 원, 1348억 원, 522억 원으로, 전년 동기(1520억 원, 641억 원, 161억 원) 대비 11.9%, 110.3%, 224.2%씩 증가했다.
KB증권은 순이익 외에도 여러 지표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IB사업은 부채자본시장(DCM)·주식자본시장(ECM)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HD현대솔루션 등 6건의 IPO를 주관했고, 4분기에도 MNC솔루션,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등의 IPO를 주관할 예정이다.
WM 사업도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WM 자산 60조 원을 돌파했다. 2023년 8월 50조 원을 넘어선 지 10개월 만이다. 2017년 통합 KB증권 출범 당시 12조 원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7년 만에 5배로 성장했다.
KB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시장 지배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특화 점포를 확대하고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반포 원베일리에 프리미엄 자산관리센터인 KB 골드&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 반포를 열었다.
다만 두 대표 모두 연임 요인에 변수가 있다.
김성현 대표는 증권가에 불어온 세대교체가 변수로 꼽힌다. 김 대표는 1963년생으로, 올해 61세다. 현재 주요 증권사 대표는 50대가 많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가 59세,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55세다.
이홍구 대표는 지난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았다. 최종 징계 수위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KB증권은 이 대표가 WM총괄본부장을 맡을 당시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을 운용하면서 일부 고객의 손익을 보전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감원 검사를 받은 바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