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모두 적자…내년 트럼프 수혜 기대

유가 하락, 정제마진 축소, 3분기 영업손실 합계 1조4592억…트럼프 화석연료 우호정책, 수익성 개선 전망

[취재] 정유 4사, 영업이익 5조 원 줄었지만 트럼프 2.0기 수혜 전망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냈다. 다만 트럼프 새 정부의 화석연료 우호 정책에 따라 수익성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데이터뉴스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조4592억 원으로 집계됐다. 4개 기업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정유 4사는 지난해 3분기 3조946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년 전에 비해 5조4056억 원의 이익이 증발한 셈이다. 

정유 부문 적자가 컸다. 4사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 합계는 -1조9539억 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중국의 석유 수요 감소 등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해 재고자산손실이 발생하고, 관련 제품의 정제마진도 줄었다.

HD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3분기 평균 유가는 배럴당 78.3달러로, 전분기(85.3 달러) 대비 7.0달러 떨어졌다. 휘발유는 전분기 대비 1.7달러 하락한 6.8달러, 경유는 1.2달러 떨어진 13.6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유 산업이 트럼프 집권으로 수혜를 입고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에너지 정책의 최대 수혜 업체 중 하나로 '원유/OSP(Official Selling Price, 산유국의 정부 공시 원유 판매 가격) 하향 안정화의 수혜가 가능한 한국 정유'를 꼽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현재 파리협약을 다시 탈퇴할 것으로 보이며, 석유·석탄·가스 등의 화석연료 생산 확대 및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한 ‘에너지 차르’를 백악관에 신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연방정부 공유지 내 시추 허용, 송유관, 수출터미널 등 인프라 건설 지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용 등이 전망된다.

이를 통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면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화 및 친환경 투자 부담 축소로 정유 업계가 안정되고, 장기적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정제마진이 상승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단기적인 유가 충격 및 이에 따른 영업실적에의 부정정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정유사에 대한 우호적 환경 및 연료유 등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형성될 것임에 따라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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