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유사들이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다. 다만 올 들어 정제마진이 상승하고 있어 1분기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데이터뉴스가 정유업계 주요 기업(SK이노베이션(석유화학),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5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13조5657억 원)에 비해 66.6%(9조357억 원) 줄었다.
정유사들은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배터리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특히 정유사업은 정제마진에 따라 이익이 결정되는 사업인 만큼 등락세가 더 두드러졌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송·운용·원료 등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업의 손익분기점 지표로 활용된다.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이 클수록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구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4.1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7.5달러)에 비해 45.3%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6,4달러)에 비해서도 35.9% 하락했다.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사들은 모두 영업이익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2022년 정제마진 상승으로 인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어 하락세가 더 두드러졌다.
HD현대오일뱅크와 SK이노베이션(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6167억 원, 8109억 원으로, 전년(2조7898억 원, 3조3911억 원) 대비 77.9%, 76.1%씩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외에도 여러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유업이 여전히 주력사업으로 자리잡고 있어 영업이익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2022년 3조9173억 원에서 지난해 1조9039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의 영업이익도 2022년 각각 3조4052억 원, 3조9796억 원에서 지난해 1조4186억 원과 1조6838억 원으로 58.3%, 57.7%씩 줄었다.
다만, 올 들어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정유업계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은 배럴당 15달러에 육박하며 손익분기점을 훨씬 웃돌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3배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발생했던 한파로 미국 정유사들의 가동률이 하락한 데 영향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당분간 낮은 상태로 유지되며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정유사 가동률은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80.6%로 집계됐다. 중국 소규모 정유사의 가동률도 이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60% 초반으로 하락했다.
이윤혜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