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AI 열풍 탄 ESS용 배터리로 캐즘 돌파

ESS용 배터리 분기 최대 매출 달성, 생산능력의 90% 수준 수주 확보…ESS 생산능력 20% 이상 확대 추진

[취재] 삼성SDI, AI 열풍 탄 ESS용 배터리로 캐즘 돌파
삼성SDI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성장 발판을 다지고 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삼성SDI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배터리 부문 매출이 15조6913억 원으로, 2023년(20조4061억 원)보다 23.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캐즘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실적이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에는 재고자산 평가손실 및 품질 관련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약 3000억 원 추정)으로 배터리 부문에서 2683억 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소폭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SDI 배터리 실적에서 눈에 띄는 것은 ESS용 배터리의 성장이다. ESS용 배터리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판매가 증가해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력용 ESS는 발전, 송배전 등 전력공급 시스템에서 전력망의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UPS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기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며,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고부가 제품이다.

올해 북미를 중심으로 ESS 시장 규모가 약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전기차 캐즘 시기 실적 방어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성 삼성SDI CFO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겠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이나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ESS와 전자재료 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라 분기별 지속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수요 증가에 맞춰 시설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의 90%에 달하는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했고,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을 통해 지난해 말 대비 20% 이상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차세대 전력용 ESS 배터리인 SBB 1.5를 출시한 데 이어 2026년 대용량 LFP 셀을 탑재한 SBB 2.0를 출시해 수주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기존 제품보다 랙 당 출력을 40% 이상 높이고 수명을 3배 이상 늘린 UPS용 고출력 배터리를 올해 양산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북미에서 대규모 ESS 배터리 공급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24일 4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의 3대 독립발전사업자(IPP)와 공급 관련 파트너십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북미에서 역대 최대인 1조 원 규모 ESS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고객과 다수의 프로젝트로 나눠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공급 규모는 미정”이라고 재공시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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