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4위 우리금융, 절실한 비은행 강화

작년 순이익 23% 늘었지만 4위 유지, 은행 비중 너무 높아…증권·생보 진출 적극 추진, 금감원 검사 결과 촉각

[/취재]만년 4위 우리금융, 절실한 비은행 강화

우리금융지주가 순이익을 다시 3조 원대로 끌어올렸다. 4대 금융그룹 중 순이익을 가장 많이 늘렸다. 다만, 순이익 규모는 여전히 가장 적다. 다른 금융그룹보다 은행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우리금융지주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순이익은 3조8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조5063억 원) 대비 23.1% 증가했다. 2022년(3조1417억 원) 이후 2년 만에 3조 원대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에 힘입어 4대 금융그룹 중 순이익을 가장 많이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적은 순이익을 내고 있다. 4대 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KB금융이 5조78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4조5180억 원, 3조7388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부재가 한계로 꼽히고 있다. 다른 그융그룹들이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사업을 확장하면서 순이익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책임지고 있어 금융그룹 전체 순이익 규모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iM라이프) 등의 다수의 비은행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한 탓이다.

[취재] 만년 순이익 4위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절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98.5%를 은행이 책임졌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89.8%, 82.0%로 그 뒤를 이었다. KB금융은 은행 비중이 64.0%로, 4개 지주사 중 가장 낮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비중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임 회장은 2023년 취임식에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며 비은행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증권과 생명보험 진출을 공식화했다.

작년 8월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간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지 10년 만에 다시 증권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획득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또 지난해 8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보험사 M&A 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생명보험사 인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서 손태승 전 회장 체제 뿐 아니라 임종룡 현 회장 체제에서도 부당대출이 실행된 것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편입 승인 요건상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기준인 2등급에 못 미치면 금융위원회가 승인을 불허할 수 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더라도 금융위 판단에 따라 인수 허가가 날 수도 있다.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 등을 전제로 조건부로 인수를 승인하는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5일과 10일, 11일에 걸쳐 14개 자회사를 방문해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체계 강화와 윤리경영 실천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임 회장은 각 방문 일정에서 올해 그룹의 핵심 경영방침인 ▲내부통제 체계 강화 ▲윤리적 기업문화 정착 ▲투명한 윤리경영 실천 등을 각별히 강조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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