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자동차보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높아지는 손해율에 상위 5개 기업의 차보험 손익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7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손보사 상위 5사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 합계는 12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428억 원) 대비 71.5%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악화는 비단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꾸준히 이어져온 손해율 악화로 인해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일부 손보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개 손보사들의 차보험 손익이 2837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7740억 원) 대비 63.3%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라면 꼭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다. 보험 특성상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손해율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조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대형 손보사들은 손해율 악화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으로 보험료를 인하 기조를 이어왔다.
정부의 상생 금융 정책에 맞춰 보험료를 인하한 가운데 같은 기간 부품·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차보험의 손익을 끌어내렸다.
손보사들은 올해에도 자동차보험에서 수익 감소를 겪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메리츠화재는 75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137억 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는 825억 원, 1493억 원에서 166억 원, 307억 원으로 79.9%, 79.5%씩 급감했다.
손해율 상승이 손익 감소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5개 업체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단순 평균)은 82.6%로, 전년 동기(79.4%) 대비 3.2%p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은 통상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83.3% ▲KB손해보험 82.3% ▲메리츠화재 82.5% ▲DB손해보험 81.7%순이다.
문제는 하반기 발생한 집중호우로 대규모 차량 침수 등이 발생하면서 손해율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추석 연휴 기간이 길기 때문에 대규모 차량 이동이 예상되는 점도 손해율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