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환 LG이노텍 CFO(오른쪽)와 카르스텐 뮐러 IFC 제조업∙농업∙서비스 부문 아시아태평양 지역산업담당국장이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ISC에서 열린 지속가능성연계대출(SLL) 체결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산하 기관인 IFC는 민간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다.
LG이노텍은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증설 투자 명목으로 지난해 IFC의 지속가능성연계대출(이하 SLL·Sustainability Linked Loan)을 신청해, 이번에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총 2억 달러(약 279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할 수 있게 됐다. 대출 만기는 8년이다.
SLL은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을 확산하자는 취지로 2017년 처음 도입된 국제 금융 제도다. 기업의 ESG 경영 및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지표가 높을수록 금리 감면 혜택은 커진다.
무엇보다 대출 자금을 ESG 관련 사업에만 사용해야 하는 녹색대출(Green Loan)과 달리, SLL은 다양한 용도로 자금 활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승인 절차가 까다롭고 대출 집행 관리∙감독 규제가 엄격하다. 대출 기간 중 기업은 은행과 사전에 협의한 ESG 경영 목표를 달성해야 저금리 혜택 등을 지속 누릴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하여 SLL 자금 유치에 성공하면서, LG이노텍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경영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사업장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이른바 ‘RE(Renewable Electricity)100’을 2030년까지, 그리고 204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공표한 바 있다.
이후 체계적인 목표 달성 로드맵을 수립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에만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60%에 육박하는 638GWh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RE100 동참을 선언한 국내 기업 중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는 한국수자원공사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전환율이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해 파주, 구미1A 등 국내 2개 사업장은 이미 지난해 RE100을 달성한 바 있다.
그 결과 2024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리더십 A 등급’을 획득하는 한편, 3년 연속 탄소경영 최우수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카르스텐 뮐러(Carsten Mueller) IFC 제조업∙농업∙서비스 부문 아시아태평양 지역산업담당국장은 “IFC가 한국 기업과 체결하는 첫 SLL을 LG이노텍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IFC는 LG이노텍과 지속가능성 증진을 위한 다양한 협력을 지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환 LG이노텍 CFO(전무)는 “IFC로부터 유치한 자금은 회사가 추진해 온 진정성 있는 ESG 경영 활동이 낳은 의미 있는 재무성과”라며 “LG이노텍은 앞으로도 ESG 경영에 앞장서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