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 최초로 북미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3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전기차(EV)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ESS부문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1일 데이터뉴스가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ESS 부문 매출은 82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전분기 대비 95.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모두 상승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3655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2358억 원의 자체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북미 EV 배터리 출하량 감소로 AMPC 규모는 전분기 대비 25.5% 축소됐으나,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 4분기와 올해 1분기 AMPC를 제외 시 적자였던 것과 달리, 2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3분기에는 흑자 폭을 늘렸다.
EV 부문의 부진을 ESS 부문이 상쇄하고, 여기에 약 1000억 원 중반에서 2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일회성 완성차 업체(OEM) 보상금이 반영되면서 전체적인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시장 규모 및 생산능력(CAPA) 등을 고려했을 때 3분기 EV 출하량은 약 5만 대(4.5GWh) 수준으로, 2분기(약 9.5만 대) 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주요 고객사인 GM의 재고조정과 유럽 EV향 출하량 감소로 중대형 전지는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소형전지는 중국 및 유럽향 테슬라 출하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상승했다.
반면, ESS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10.5%에서 올해 3분기 14.5% 수준으로 약 4.0%p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축이 EV와 ESS의 '투 트랙'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국내에서 NCM 기반 ESS용 배터리를 주로 생산했으나,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북미 현지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3분기부터는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미국 미시간 공장 현지 생산 물량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ESS 부문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다.
4분기에도 EV 시장의 어려움은 지속되겠지만, ESS 중심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1일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됐고, GM의 재고 조정 역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4분기 EV 부문의 실적 개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ESS부문은 2026년 미국 ESS 전력망 수요가 올해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관련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17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일부 전기차배터리 라인의 ESS 전환을 통해 2026년 말까지 30GWh 이상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AMPC도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ESS 부문이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고성장을 이끌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4분기 미국 ESS용 배터리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 ESS 사업부 매출 비중은 30%, 영업이익 비중은 51%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