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기업 보유 현금, 1년 새 9000억 줄었다

16개 게임사 현금 3조6398억, 전년 대비 19.5%↓…실적 하락, 기업 인수, 투자 확대 영향

[취재] 주요 게임기업 보유 현금 1년 새 9000억 줄었다
국내 주요 게임 기업의 현금이 1년 새 90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하락, 인수합병(M&A), 금융상품 투자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6개 주요 게임기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하 현금) 합계는 3조63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5197억 원) 대비 8799억 원(19.5%) 줄었다. 

16개 기업 중 62.5%인 10개 기업이 보유 현금 감소를 경험했다.

웹젠이 지난해 9월 2349억 원이던 보유 현금이 올해 9월 658억 원으로 72.0% 줄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엔씨소프트(2024년 9월 말 9494억 원→2025년 9월 말 4165억 원, -56.1%), 시프트업(2921억 원→1320억 원, -54.8%)도 50% 이상 감소했다. 조이시티(-44.1%), 컴투스홀딩스(-36.4%), 펄어비스(-34.1%)도 비교적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현금 감소는 기업의 유동성 감소를 의미하며 채무 상환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현금 감소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현금 감소는 영업활동 저하로 유입 현금이 줄어들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기업이 16곳 중 10곳으로 나타났다. 

전략적인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에 현금을 사용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넵튠 인수 등 M&A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현금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올해 들어 지난 7월 넵튠 지분 39.37%를 1650억 원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노틸러스모바일앱프라이빗(지분 53.20% 인수, 인수금액 202억 원), 일레븐아워게임즈(지분 100% 인수, 인수금액 1324억 원)를 잇따라 인수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단기금융상품 비중 확대가 현금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단기금융상품 지난해 3분기 말 3334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5949억 원으로 2615억 원(78.4%) 늘었다. 수익을 올리기 위한 투자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전에 비해 현금이 보유량이 늘어난 곳은 6곳이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게임사는 위메이드로, 지난해 3분기 말 2104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3249억 원으로 1145억 원(54.4%) 증가했다. 더블유게임즈도 4198억 원에서 5067억 원으로 869억 원(20.7%)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6613억 원을 보유한 크래프톤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1.4% 줄었지만, 여전히 현금 보유 1위 기업으로 남았다. 

1년 전보다 현금이 늘어난 넷마블(5914억 원)과 더블유게임즈도 5000억 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해 뒤를 이었다. 카카오게임즈(4894억 원), 엔씨소프트, 위메이드도 3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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