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진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개발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돌파구를 찾는다. 도시정비 대신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실적 방어와 중장기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9일 데이터뉴스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회사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누적 수주액은 현대건설이 10조510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이 9조2388억 원, 포스코이앤씨 5조9623억 원, GS건설 5조4183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핵심 사업지를 중심으로 상위 건설사들에 수주가 집중되며, 도시정비 시장은 사실상 상위사 중심의 과점 구조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9823억 원, HDC현대산업개발은 3조7875억 원에 그치며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사업 방향을 반도체로 틀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총매출 8조7297억 원 가운데 하이테크 사업 매출은 4조7116억 원으로, 비중이 53.6%에 달했다. 전년 동기 7.2%에 불과했던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되며, 하이테크 사업은 사실상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건설사업 중심의 솔루션 사업 비중은 같은 기간 68.9%에서 29.1%로 낮아졌다. 반도체 공장 건설 관련 사업이 솔루션 부문에서 분리돼 하이테크 사업으로 편입되며 매출 구조가 재편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 중심의 디벨로퍼 모델을 강화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30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했지만, 영업이익은 730억 원으로 53.8% 급증했다. 자체 주택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은 7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2146억 원)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한화 건설부문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주택 공사 준공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한 2조952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554억 원 적자에서 1148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10대 건설사 중심의 도시정비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한화 건설부문은 복합개발사업을 실적 회복의 핵심 축으로 삼는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서역 환승센터, 대전역세권 개발 등 복합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해 말 착공했고, 수서역 환승센터와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