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재계 순위를 11계단 끌어올렸다. 태광은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지난 1년간 국내 그룹사 중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렸다.
7일 데이터뉴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태광그룹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59위에서 올해 48위로 11계단 상승했다.
2025년 8조6680억 원이던 태광그룹 공정자산은 2026년 11조5560억 원으로 1년 새 2조8880억 원 증가했다. 공정자산은 그룹의 일반 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 계열사 자본총액을 합산한 것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지정 여부 판단에 활용되며, 재계 순위의 기준이 된다.
태광그룹의 재계 순위 상승폭은 빗썸(90위→76위, 14계단), 소노인터내셔널(64위→52위, 12계단)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태광그룹은 또 최근 1년간 국내 그룹 중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0개에서 올해 38개로 18개 증가했다. 애경산업 인수, 부동산 관련 회사 신규 설립 등으로 계열사가 크게 늘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화장품 및 생활용품 기업 애경산업 지분 63.1%를 4700억 원에 인수했다. 또 4성급 호텔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을 2500억 원에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1600억 원을 투입해 중견 제약사인 동성제약을 인수했다.
태광그룹은 컨테이너선, 가스운반선 등을 만드는 케이조선(구 STX조선)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7000억~8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오랜 기간 중견그룹 대표주자 자리를 유지해온 태광그룹은 2018년 재계 순위 36위를 기록했다. 당시 섬유·석유화학(태광산업), 금융(흥국생명·화재), 미디어(티브로드)를 축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점차 순위가 하락해 2025년 59위까지 하락했다. 케이블TV 계열사 티브로드를 매각하면서 자산 규모가 크게 줄었고, 이호진 전 회장의 장기 부재와 사법 리스크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당시 태광그룹은 신규 사업 진출과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12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 수면 아래에 있던 이 전 회장도 최근 공개 행보를 재개해 관심을 모은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한국배구연맹 9대 총재로 선임됐다. 이 전 회장은 아버지인 이임용 태광그룹 선대 회장에 이어 배구 행정을 이끌게 됐다. 이 선대 회장은 1970년대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지냈다.
이 전 회장의 등장과 맞물려 태광그룹의 사업 확장 행보는 당분간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