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재학생 대상 수면습관, 정신건강 상태 등 조사분석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과 졸업 후의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 4학년 학생 중 어느 쪽이 더 우울함을 느낄까? 포스텍 학생들의 경우에는 '신입생'이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학생생활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재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한 '수면습관, 정신건강 및 학업 성취도 조사'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우울감이나 자신감 상실 면에서 신입생과 다른 학년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생들의 경우, '우울감'이 다른 학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1학년의 우울지수는 8.49로 전체 평균인 6.64보다 높았다. 2학년의 우울지수는 5.90으로 가장 낮았으나 3, 4학년과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생들은 자신감 상실 정도도 4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입생의 경우 주중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5분으로 다른 학년에 비해 가장 짧고 수면의 질 역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학년의 수면시간은 6시간 45분이며 수면의 질도 다른 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신입생들이 다른 학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응 상 어려움을 가지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재적응시 수반되는 스트레스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정기 교수(인문사회학부, 심리학)는 '신입생들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경쟁을 하게 됨으로써 과거에 가졌던 자신감에 혼란을 겪으면서 정체감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는 등 자신감의 상실이 일시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대학 1학년 첫 학기, 그것도 첫 몇 주가 성공적인 대학생활에 가장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들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입학 직후부터 신입생들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재학생들의 수면패턴을 분석한 결과, 포스텍 학생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활동형'의 경향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학생들을 저녁활동형 성향의 정도에 따라 상위 10% 및 하위 10%를 각각 저녁활동형(일명 '올빼미'족)과 아침활동형*(일명 '종달새'족)으로 구분하여 비교해 본 결과, 두 그룹 간 수면 양(시간)에는 차이가 없지만 아침활동형에 비해 저녁활동형이 수면의 질도 낮고 낮 시간의 졸림도 더 많이 느끼며 대학생활에서의 적응도도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또 '저녁활동형'은 '아침활동형'보다 성적도 낮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2006학년도 1학기 성적(평점)의 경우 아침활동형과 저녁활동형이 각각 3.43과 3.19였으며, 조사 당시까지의 누적평점도 각각 3.31과 3.03으로, 아침활동형의 성적이 높았다.

저녁활동형의 문제점과 함께 건강한 수면습관이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한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지적한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김정기 교수는 '생리적인 이유로 인해 일단 자고 깨는 수면습관이 뒤로 늦추어지면 앞으로 당기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입생 때부터 지나친 저녁활동형이 되지 않도록 생활 및 수면 습관관리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텍 학생생활연구소에서는 입학 시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성격검사를 실시하고, 개인 별 상담을 통해 성격 검사 결과 설명 뿐 아니라 학생들의 자신감 고양과 함께 심리적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

또한, 인문사회학부에서는 신입생들의 시행착오와 방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입학 직후부터 인생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이에 따라 대학생활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학생활설계>라는 과목도 개설하고 있다.

이 연구는 포스텍 학생생활연구소가 발간한 '대학생활연구' 제20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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