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삼성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전경련에서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해야 한다. 아버님 약속을 실천하라'고 지적하자 "말씀드리기 적절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었고, 미래전략실 관해서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을 느꼈다"면서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께서 만드신 것이고, 회장께서 유지해오신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에게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답했다.
미래전략실의 전신은 1959년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비서실이다. 초기 20여명으로 구성된 비서실은 1970년대 들어 규모와 권한이 커졌고, 이건희 회장대에 구조조정본부(1998~2006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로 이름이 바뀌었다. 인사, 감사 등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삼성에서 출세하려면 미래전략실을 거쳐야 한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실제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삼성그룹 CEO 61명 중 10명이 비서실 출신이다.
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삼성이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하자 "그러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오전 질의에서 "더 이상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언제 알았는지 집요하게 캐묻는 의원들의 공세에 오전에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 알았는지 모르겠다. 기억을 되짚어보겠다"고 답한 뒤 오후 답변에서는 "정확한 시점을 모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최 씨 딸 정유라 승마 지원에 대해서 이 부회장은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며 대가성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약속하라'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추궁에 "이번 불미스러운 일로, 경솔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어떤 압력이든 강요든, 제가 철저히 좋은 회사의 모습을 만들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 국민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 지원 건에 대해 누구로부터 보고 받았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추궁에는 "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 미래전략실장과 팀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승마 지원 의혹 등과 관련해 "저도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지겠다"면서 "(검찰·특검) 조사 후에 저를 포함해 조직의 누구든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박근혜 대통령과 두 차례 독대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자리에서 삼성물산 합병이나 기부금 출연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다며 대가성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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