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지난달 1차 영장청구 때보다 긴장된 모습이 더욱 역력하다.
삼성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제공한 의혹으로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 등 4명이다.
특검은 당초 삼성의 경영공백 우려를 고려해 이 부회장을 제외한 인물들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지난 13일 특검은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큰 그림’을 그렸고,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는 실무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여기는 셈이다.
두 사람은 그룹의 핵심 수뇌부로 통한다.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오너 일가를 보좌해왔고, 그룹에서도 사업·지배구조 개편 등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다.
1977년 삼성에 입사한 최 부회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2006년 삼성전자 보르도 TV가 세계 1위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고, 이건희 회장 시절인 2012년 미래전략실장에 올라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후에도 수시로 병실을 찾을 정도로 가까운 인물이다.
'이재용의 가정교사'로도 알려진 최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전실 2인자인 장 사장은 1978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 회장 비서실 기획담당 이사보,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기획팀 상무·전무·부사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2010년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옮겼고, 이듬해 새로 만들어진 ‘미전실 차장’ 직책으로 부임했다.
특검은 삼성의 속사정을 두루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을 지원하는 보고·결재 라인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과 황 전무는 각각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과 승마협회 간 다리 역할을 하며 최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으로선 이 부회장의 공백도 문제지만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전실의 주요 인물들이 통째로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앞날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영공백 사태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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