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하이닉스(부회장 박성욱)가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양사의 시총은 2015년 말 현대차가 무려 10조 원 많았으나, 지금은 SK하이닉스가 26조 원 이상 앞서며 완벽하게 뒤집었다. 시총 격차는 올해 들어 실적 희비가 엇갈리면서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57조6580억 원(19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30조8390억 원)보다 26조8190억 원 많다.
2015년 말 기준 현대차는 32조8210억 원으로 SK하이닉스보다 10조4350억 원 많았다. 불과 1년 9개월여 사이에 SK하이닉스가 현대차보다 36조 원 가까이 시총을 더 많이 불린 셈이다.
이 기간 동안 현대차는 시총이 6% 감소했지만, SK하이닉스는 157.6% 급증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엎치락뒤치락 하며 코스피 2위 경쟁을 벌여왔는데, 지금은 경쟁구도로 언급하기가 무색해진 상황이 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대차는 2.64%에서 1.96%로 낮아졌다. 이달 들어서는 2%선도 무너졌다. 이에 반해 SK하이닉스는 1.8%에서 지난해 하반기 2%대에 진입했고, 현재는 3.67%로 존재감이 높아졌다. 순위(종목기준)도 현대차는 2위에서 4위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8위에서 2위로 올랐다.
올 들어 양사의 시총 격차는 더욱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와 현대차의 시총 격차는 2조 원가량이었는데, 2분기 말에는 13조9000억 원으로 커졌다. 현재는 격차가 27조 원에 육박한다. 5위 기업인 포스코(28조2500억 원) 시총 만큼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두 회사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DRAM 가격 상승세 속에서 1분기와 2분기 잇달아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9%, 443.9% 급증했다. 하반기에도 서버 D램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그간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3D낸드(NAND)도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 비중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사드 악재로 중국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미국 재고 물량 증가, 노조 파업 등 악재 속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16.4% 줄었고, 기아차는 44% 감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년째 줄어드는 추세다. 개별소비세 인하정책 종료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수요 둔화 가능성 등으로 전망도 밝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은 지난 20일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도시바 메모리) 인수자로 최종 낙점되며 업계에서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기대감은 곧장 주가에 반영됐다. 20일 한때 장중 8만1100원까지 오르며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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