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통신방송업계 인수합병(M&A) 중심에 선 CJ헬로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변동식 대표가 구원투수로 돌아온 지 1년여 만이다. CJ헬로는 최근 LG유플러스 피인수설에 휘말리는 등 유료방송 시장의 구도변화에 주도권을 쥐고 있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헬로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1.7% 상승한 1조1199억 원의 매출과 69.7% 증가한 7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케이블TV 가입자가 6만1000명 늘었으며, 4분기 케이블TV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7788원으로 전 분기보다 75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디지털TV ARPU도 124원 상승한 1만181원을 달성하는 등 외형과 내실 모두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CJ헬로가 실적을 반등하는데 변동식 대표의 힘이 크다고 평가한다. 변 대표는 데이콤, SK TCC, 하나로텔레콤을 거쳐 2005년 CJ케이블넷에 합류했다. 이후 경영전략실장, 영업총괄 부사장 등을 거친 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대표를 맡아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CJ오쇼핑 대표이사, CJ 경영지원총괄부사장, CJ 사회공헌추진단장을 맡은 변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의 인수합병을 불허한 지 한 달 만인 2016년 8월 경영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고 CJ헬로에 복귀했다.
변 대표는 복귀 2개월 만에 기자간담회를 갖고 핵심 전략의 하나로 방송사업 경쟁력 강화와 규모의 확대를 선언했다. 그리고 2016년 12월 경남지역 SO 하나방송을 225억 원에 인수했다. 2014년 강원방송 인수 이후 2년 만이다. 피인수가 불발된지 불과 5개월 만에 오히려 인수의 주체가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CJ헬로 관계자는 "하나방송 인수합병이 케이블산업 내 시장재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나방송 인수는 CJ헬로가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수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인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그로부터 1년 만인 지난달 LG텔레콤의 CJ헬로 인수설이 불거졌다. CJ헬로는 매각 추진을 부인했지만, CJ그룹이 콘텐츠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금 확보 등을 위해 성장세가 꺾인 케이블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분석이 여전히 다수다. 하지만 반대로 티브로드나 딜라이브와 같은 경쟁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노릴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두 가지 상반된 가능성은 유료방송 시장 상황과 경쟁사들의 움직임, CJ그룹 차원의 판단 등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의 대상이 되거나 인수의 주체가 되는 경우 모두 CJ헬로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사업능력을 입증해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변 대표의 복귀와 지난해 실적 반등이 CJ헬로에게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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