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지난 6일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신원 SK네트워크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오너 경영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그룹 연수원인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창립 6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SK그룹은 최종건 창업주가 1953년 4월 8일 경기도 수원 평동에 설립한 선경직물이 그룹 모태다. 선경직물은 최종건 창업주의 둘째아들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네트웍스로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SK네트웍스는 현재 ICT, 반도체, 에너지를 중심으로 재편한 SK그룹의 중심에서 살짝 비껴나 있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네트웍스의 최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장기간 저수익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5조2023억 원의 매출과 14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2조2976억 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6억 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16년 1.2%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9%로 줄었다.
장기간 0%대의 영업이익률을 이어온 SK네트웍스는 2015년 1.3%를 기록하며 0%대의 굴레를 벗어났지만, 최신원 회장이 2016년 3월 복귀한 이후 다시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K 그룹사에서 SK네트웍스 계열이 차지하는 실적 비중도 바닥권이다. 지난해 SK네트웍스 계열은 SK그룹 전체에서 18.4%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업종 전체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SK해운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비중이다.
SK네트웍스의 당면과제는 낮은 수익성의 개선이다. 최신원 회장은 복귀 이후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높은 사업에 집중하는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패션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한데 이어 LPG 충전소 사업을 SK가스에, 에너지마케팅 도매사업을 SK에너지에 양도했다. 대신 6100억 원을 주고 동양매직 지분 100%를 인수했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을 중심으로 한 홈케어 사업과 렌터카와 직영주유소, 스피드메이트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홈케어 사업의 중심인 SK매직은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 누적 계정 3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SK 관계사와 모기업인 SK네트웍스와 시너지를 추진하고, 해외시장 개척도 강화할 방침이다.
모빌리티 사업은 주유, 정비, 타이어, 부품, 렌터카 등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모스트)를 출시하고 350여 직영주유소와 700여 스피드메이트 매장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주차 등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라이프를 선도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인가대수 7만5000대를 돌파한 SK렌터카는 올해 9만5000대까지 운영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홈케어와 모빌리티 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SK매직은 SK네트웍스가 인수하기 전인 2015년 7.5%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5.8%로 떨어졌다. 매출은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관비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 크다. SK매직의 판관비는 2015년 884억 원에서 2017년 1408억 원으로 524억원 늘어났다.
렌터카와 스피드메이트를 합한 카라이프 부문도 마찬가지다. SK네트웍스의 카라이프 부분은 지난해 8849억 원의 매출과 3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매출 7069억 원, 영업이익 358억 원)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16년 5.1%에서 4.4%로 0.7%p 줄었다.
사업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최신원 회장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현재 최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율을 0.69%로 크지 않지만, 그룹의 모태인 SK네트웍스에 대한 애착과 책임경영 의지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SK네트웍스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재편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다만, SK네트웍스의 사업 재편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신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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