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의 또 다른 '의욕', 바이오·제약

최근 2년간 1조3000억 원 투입...반도체 이은 SK 새 성장동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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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최근 2년 사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1조30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에 이어 핵심 성장사업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제약이 SK의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지 주목된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2016년 2월 이후 2년 여간 총 1조2933억 원을 바이오·제약 분야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SK㈜는 2016년 2월 신약 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으로부터 원료의약품·의약중간체 제조·판매기업인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의약품 생산사업을 그룹의 신규성장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SK㈜는 이를 위해 1238억 원을 투입했다. 

SK㈜는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직후인 2016년 3월 설비 투자와 사업 확장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400억 원을 투입하면서 투자를 이어갔다. 

또 지난해 11월 다시 SK바이오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1725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6월 발표된 SK바이오텍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원료의약품 생산공장 인수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집행된 투자다. 

SK바이오텍이 인수한 것은 아일랜드 스워즈에 위치한 BMS의 8만1000리터 규모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으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설비를 통째로 인수한 것은 처음이었다. SK바이오텍은 생산설비와 전문인력은 물론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계약과 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공급계약까지 가져왔다.

SK㈜는 올해 들어 바이오·제약 분야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엠팩(AMPAC)의 모회사인 파인케미컬홀딩스 지분 인수를 위해 해외 계열사 알케미 애퀴지션(Alchemy Acquisition)에 5100억 원을 출자했다. 알케미 애퀴지션은 SK㈜의 출자금을 포함해 총 8070억 원으로 파인케미컬홀딩스 지분을 100% 취득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해외 제약회사 인수 규모로 사상 최대다.

▲SK가 8000억 원 이상 투입해 인수하는 CDMO 기업 엠팩은 미국에 생산시설 3곳과 연구시설 1곳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엠팩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 생산시설 / 사진=SK


엠팩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미국에 생산시설 3곳과 연구시설 1곳을 보유하고 있다. 

SK㈜에 따르면, 현재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 리터급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엠팩 생산규모를 고려할 때 2020년 이후 생산규모가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는 SK바이오텍의 아시아·유럽 생산시설과 미국 엠팩간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판매의 삼각편대를 활용해 2022년 기업가치 1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DMO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S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는 지난 6월말 현재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에 각각 4787억 원과 3363억 원 등 총 8150억 원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엠팩 인수급액을 추가하면 SK㈜가 그동안 바이오·제약에 투자한 금액은 최소 1조6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