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롯데카드가 김창권 대표 취임 이전의 수익성 지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취임 전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하락했고 휴면 신용카드 비중은 증가해 업계 최고치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카드의 영업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별도) 영업수익은 1조3155억 원으로 전년동기(1조2822억 원) 대비 2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 취임 전인 2016년 3분기(1조2302억 원) 대비 15%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김 대표 취임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영업이익은 995억 원으로 전년 동기(929억 원) 대비 7.2% 늘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6년 3분기(1조1665억 원)과 비교하면 14.6%나 급감한 상태다.
당기순이익 역시 감소세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729억 원으로 전년 동기(399억 원) 대비 82.7%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롯데백화점 카드사업 부문 인수과정에서 생긴 영업권 상각 비용 318억2600만 원과 스팍스자산운용의 보통주에 대한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 81억7900만 원 등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은 사실상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일회성 요인을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800억 원이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과 비교하면 1년 새 8.9%나 줄어든 셈이다. 김 대표 취임 전(898억 원)과 당기순이익은 비교해도 18.8%나 급감한 상태다.
영업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롯데카드가 과거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영업비용이 증가한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영업비용은 1조315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893억 원) 대비 10.6%, 2년전 동기(1조1135억 원) 대비 18.1%나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집 비용과 판매 촉진비 등을 포함하고 있는 판매사업비가 2년 전(5962억 원) 대비 21.5% 급증한 7246억 원을 기록했다. 인건비, 광고선전비 등을 의미하는 일반관리비 역시 2360억 원으로 2년 전(2103억 원)보다 12.2%, 1년 전(2142억 원) 대비 10.2% 증가했다.
카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판매관리비(판매관리비+일반관리비)가 2016년 3분기 5522억 원에서 올해 3분기 4929억 원으로 10.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적 감소로 인해 수익성 지표 역시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43%로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현저하게 감소했던 전년 동기(0%)보다는 증가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6년 3분기(0.85%)와 비교하면 0.42%포인트나 급감한 상태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감소했다.
지난 2016년 3분기 3.7%였던 롯데카드의 ROE는 올해 3분기 2.26%로 1.44%포인트 줄었다.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조정자기자본 비율 역시 감소했다.
2016년 3분기 22.47%였던 롯데카드의 조정자기자본 비율은 2017년 3분기 21.94%, 올해 3분기 18.53%로 2년 새 3.94%포인트나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감소세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7.14%였던 시장점유율은 2016년 27.02%, 2017년 26.29%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롯데카드는 발급 받고 사용하지 않는 휴면 신용카드 비율 역시 업계 최고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비중은 11.51%다. 김 대표 취임 전(10.53%)과 비교하면 2년 새 0.98%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휴면 신용카드 비중(2018년 3분기 기준)이 가장 낮은 삼성카드(5.83%)와 비교하면 5.68%, 업계 평균(7.84%)보다 3.67%포인트나 높은 상태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권 대표이사의 고심이 깊어졌다.
김 대표는 1958년 대구광역시 출신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1986년 산업은행으로 입행해 2000년 모건스탠리프로퍼티즈 부동산 투자담당 상무, 2004년 삼정 KPMG 부동산본부 본부장, 2007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전무, 2011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3월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금융권에서는 카드 업계 불황이 예고된 상태에서 김 대표가 실적 부진을 딛고 경영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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