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한진해운에 대한 대규모 지원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후 회복하지 못한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재계순위 14위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3개 신용평가사가 평가한 주요 그룹 지주회사의 신용등급을 분석한 결과, 한진칼의 회사채(선순위) 신용등급이 ‘BBB’로 평가돼 조사대상 지주사 중 가장 낮았다.
한진칼 회사채에 대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2곳은 BBB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BBB+ 등급을 부여했다. 신용등급이 부여된 주요 그룹 지주사 중 회사채에 대해 A- 미만의 신용등급을 받은 곳은 한진칼이 유일하다.
한진칼의 신용등급이 이처럼 낮은 것은 2014년 한진그룹 차원에서 한진해운에 대규모 지원을 하면서 재무불안이 가중된 대한항공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당시 세계 해운업의 불황으로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를 맞자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물러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2조2000억 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지만, 한진해운은 2017년 2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와 관련, 한진칼의 신용등급은 2014년 A에서 A-(대한항공 연대보증채권)로, 2016년 A-에서 BBB+(대한한공 연대보증채권)로 연속 하락했다. 한진칼은 또 지난해 8월 첫 회사채 본평가에서 BBB 등급을 받았다.
현재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역시 좋지 않다. 대한항공과 한진의 신용등급은 모두 BBB+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 등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등급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07.7%에 달한다. 자본확충과 환율효과로 부채비율이 1178.1%에 달했던 2016년에 비해 크게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현금창출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항공업종의 특성상 비행기 등 자산에 대한 투자 소요가 커 자산매각 등 특단의 조치가 전제되지 않으면 부채비율을 현재보다 크게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의 낮은 신용등급은 최근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대량 매입한 사모펀드 KCGI의 공격대상이기도 하다. KCGI는 대한항공 등의 높은 부채비율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태라며 한2014년 진해운 지원 전 수준으로 한진그룹의 신용등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진칼은 2013년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돼 자회사 관리가 주요 사업인 지주회사로 설립돼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한진칼 지분 28.93%를 보유하고 있으며, KGCI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10.81%, 국민연금이 7.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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