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대표 허은철)와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의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보령제약(대표 안재현, 이삼수)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이자보상배율이 5배인 기업의 경우, 갚아야 할 이자의 5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벌었다는 뜻이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동아에스티·JW중외제약·일동제약·보령제약 등 국내 제약사 톱10의 1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녹십자와 JW중외제약의 올해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보다 작을 경우, 영업활동에서 번 돈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잠재적 부실기업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녹십자는 10개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0.7배로 가장 낮았다. 또한 2018년 1분기 8.0배에서 1년 새 이자보상배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이자비용은 2년 연속 18억 원으로 동일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4억 원 대비 91.0% 줄었다.
다음으로 JW중외제약이 0.8배로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에는 2.7배를 기록해 1년 새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줄고, 이자비용은 늘어난 탓이다. JW중외제약의 1분기 영업이익은 59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39.0% 감소했지만, 이자비용은 22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104.5% 대폭 증가했다.
반대로 보령제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보령제약의 올해 1분기 이자보상배율은 9400.0배로 네 자릿수를 기록해 사실상 무차입경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8.0배로 10개사 중 최고였다.
또한 보령제약은 영업이익이 늘고 이자비용은 줄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졌다. 영업이익은 전년 1분기 88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94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반대로 이자비용은 1억 원에서 0.01억 원(100만 원)으로 99.0% 대폭 감소했다.
다음으로 종근당의 이자보상배율이 26.5배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종근당 또한 전년 1분기에도 31.3배로 10개사 중 2위였다. 종근당의 이자보상배율은 1년 새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영업이익이 188억 원에서 159억 원으로 15.4% 감소한 영향이다. 2년간 1분기 이자비용은 6억 원으로 동일했다.
이어 광동제약(15.4배), 동아에스티(12.0배), 유한양행(8.6배), 일동제약(6.2배), 대웅제약(5.0배), 한미약품(4.6배) 순으로 이자보상배율이 높았다.
녹십자와 JW중외제약을 제외한 나머지 8개사는 모두 이자보상배율이 3배 이상이기 때문에 당 분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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