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안세홍 대표이사 사장이 매출은 소폭 늘렸으나, 수익성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순익 규모는 1793억 원으로 안 대표 취임 전보다 40.4% 급감하면서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규모는 2조8444억 원, 영업이익 2743억 원, 반기순이익 179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규모는 지난 2017년 상반기 2조774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회복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년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안세홍 대표는 1961년생으로 부산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태평양화학공업사로 입사한 인물이다. 이후 아모레퍼시픽 시판사업부 상무,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사업부 상무, 이니스프리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3월16일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안 대표는 이니스프리가 아모레퍼시픽에서 별도 법입으로 독립할 당시 대표이사로 취임해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인물이다.
실제로 독립법인을 공식 출범했던 2010년 상반기 406억 원에 불과했던 이니스프리의 매출 규모는 안세홍 대표가 마지막으로 경영을 진두지휘했던 2017년 상반기 1535억 원까지 급증했다. 7년 새 278.1%나 성장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사드발 경제 보복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하자, 안세홍 대표를 합류시키며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규모는 2016년 상반기 2조9284억 원에서 2017년 2774억 원으로 5.3% 감소했다가 2018년 반기 2조7752억 원, 2019년 반기 2조8444억 원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 규모는 2016년 상반기 5783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반기 4183억 원, 2018년 반기 3817억 원, 2019년 2743억 원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규모는 안세홍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상반기 대비 34.4%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6년 상반기 4556억 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의 순익 규모는 2017년 반기3008억 원, 2018년 반기 2863억 원, 2019년 반기 1793억 원으로 급감했다. 2년 사이 40.4% 급감한 셈이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감소한 것은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의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은 총 7718억 원을 매출원가 항목으로 지출했는데,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의 비율은 27.1%로 2017년 동기(25.6%)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판매비와 관리비 역시 2017년 상반기 1조646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7981억 원으로 9.2% 증가했다. 매출 대비 판관비 비율은 59.4%에서 63.2%로 3.9%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은 2017년 상반기 15.1%에서 올해 상반기 9.6%로 5.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이 악재를 딛고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판매경로별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전통채널 비중이 감소하고 면세점과 해외법인 및 수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전통채널의 경우 2017년 상반기 전체 매출 가운데 37%를 차지해 타 판매경로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전통채널의 비중은 33%로 2년 사이 4%포인트 감소했다.
전통채널이 줄어든 자리에는 면세점과 해외법인 및 수출 항목이 나눠가졌다.
해외법인 및 수출 비중은 2017년 상반기 31%에서 올해 상반기 33%로 2년 사이 2%포인트 상승했다. 전통채널 비중(33%)과 같은 규모다.
면세점 채널의 매출 비중 역시 2017년 상반기 24%에서 올해 상반기 26%로 2%포인트 상승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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