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삼성물산 사장과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3분기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건설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신규수주 등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데 반해, 삼성물산은 모두 악화됐다.
두 CEO는 작년 1월 임기를 시작했다는 점과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서 CFO를 지낸 '재무통'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경영능력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지 특히 주목돼 왔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영업이익 등 실적 지표에서 두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2조6473억 원, 689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12조2646억 원, 6773억 원) 대비 3.1%, 1.8%씩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인한 국내 주택시장 부진, 해외수주 급감 등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현대건설의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은 상승세를 그렸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 사업 등 수익성 중심의 사업을 진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8조9521억 원, 6055억 원) 대비 0.4%, 33.4%씩 쪼그라든 8조9158억 원, 40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건설 부문을 비롯한 삼성물산의 총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탓에 올해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이 3분기 누적 기준 5.5%로 집계되며, 삼성물산(4.5%)을 1.0%포인트의 격차로 밀어냈다.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해 6.8%에서 2.3%포인트 하락한 탓이다.
두 기업은 수주 부문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현대건설은 올해 대규모 잇따라 해외공사와 국내공사의 수주를 두루 따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신규수주액은 2018년 15조9904억 원에서 2019년 17만8443억 원으로 11.6%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3분기까지 올해 신규수주 목표액의 74.0%를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수주가 증가하면서 곳간도 두둑해졌다. 현대건설의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60조9842억 원으로, 전년 말(55조8060억 원) 대비 9.3% 증가했다. 사측에 따르면, 약 3.6년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4조3930억 원의 신규수주를 따내는데 그쳤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5조9670억 원) 대비 26.4%나 쪼그라든 수치다. 목표액(11조7000억 원) 달성률은 37.5%로 집계됐는데, 현대건설(74.0%)과의 격차는 36.5%포인트로 집계됐다.
신규수주가 감소한 탓에 수주잔고 역시 2018년 말 27조9490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3조620억 원으로 17.5% 줄었다.
두 대표 모두 2020년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다. 지난 해와 올해 승패를 한 번씩 나눠가진 두 대표가 내년에는 어떤 성적표를 거둬들일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1962년 경상남도 진주 출생으로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 후 1999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 현대자동차 상무, 현대자동차 재무관리실장, 2010년 현대자동차 전무,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1년 4월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전무, 2011년 12월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18년 1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영호 사장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숭문고와 고려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198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 2003년 삼성SDI 상무, 2005년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 2006년 삼성 전략기획실 상무, 2010년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전무, 201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부사장, 2015년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8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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