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상장계열사 고용규모가 지난 1년간 900여명 감소했다. LG전자 직원이 2000여명 증가하는 등 고용을 늘린 계열사가 많았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한 LG디스플레이의 직원 감소폭이 워낙 커 전체 고용규모가 축소됐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그룹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13개 상장계열사의 총 직원수가 2019년 1분기 11만6777명에서 2020년 1분기 11만5850명으로 927명(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 상장계열사의 전체 고용규모가 준 것은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인원 감소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직원수는 2019년 1분기 3만230명에서 2020년 1분기 2만6312명으로 3918명(13.0%) 줄었다. 이 기간 10% 이상 직원을 줄인 LG그룹 상장계열사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의 미등기임원도 111명에서 92명으로 19명(17.1%)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직원수가 3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8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 직원수는 2012년 1분기 3만4813명을 기록한 후 지난해까지 3만 명대를 유지해왔다.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감원은 경쟁이 심화된 LCD 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제조사의 공급량 급증으로 LCD 판가가 급락한 여파로 지난해 1조35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361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상황이 악회된 LCD 사업규모를 빠르게 줄이는 대신, OLED로 주력사업을 전환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산업 내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도 OLED 중심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점 추진 과제는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경영 방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LG디스플레이의 실적과 고용상황 개선 여부는 얼마나 성공적으로 OLED로의 전환을 수행하느냐와 함께 글로벌 OLED 시장규모가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느냐에 달려 있다.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LG그룹 상장계열사의 고용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를 뺀 12개 계열사의 고용은 지난 1년간 2991명 증가했고, 직원이 늘어난 계열사(8개)가 줄어든 기업(5개)보다 많았다.
고용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LG전자다. 2019년 1분기 3만7321명에서 2020년 1분기 3만9607명으로 2286명(6.1%) 늘었다.
사업부문별로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태양광 패널을 담당하는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가 가장 많은 1100여명 증가했다.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도 700여명 늘었고,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가 2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이들 사업본부는 모두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B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생산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높여 매출 20조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도 처음으로 연 매출 5조 원을 넘었다.
반면, TV, 오디오를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직원이 600명 가까이 감소했고,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 직원도 소폭 줄었다.
LG화학은 직원이 2019년 1분기 1만9504명에서 2020년 1분기 1만9914명으로 410명(2.1%) 늘었다. 이 기간 미등기임원도 151명에서 176명으로 25명(16.6%) 증가했다. LG그룹 상장계열사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LG화학의 고용 증가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휴대폰 등에 쓰이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전지사업부문이 주도했다. 전지사업부문 직원은 지난 1년간 5900여명에서 6500여명으로 600명 가까이 늘었다.
LG이노텍도 지난 1년간 고용이 325명(3.9%) 증가했다. 수익성이 낮은 일부 사업부문을 구조조정했음에도 고용이 늘어난 것은 광학솔루션사업의 실적 호전에 힘입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고성능 카메라모듈 판매가 늘면서 광학솔루션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6.5% 증가했고, 해당 사업부문 직원이 1년 만에 2600여명에서 3400여명으로 800명가량 늘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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