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지난해 신작 효과와 집콕 열풍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대폭 늘렸다. 2019년 적자를 냈던 기업들이 대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기업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특히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300%대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2020년 실적 확인이 가능한 30개 게임 업종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11조1034억 원으로, 전년(9조1647억 원)보다 21.2%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 합계는 2019년 1조3536억 원에서 2020년 2조1654억 원으로 60.0% 상승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386억 원에서 1조7601억 원으로 69.5% 늘었다.
30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4.8%에서 2020년 19.5%로 4.7%p 상승했고, 당기순이익률도 11.3%에서 15.9%로 4.6%p 올랐다.
지난해는 대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중견 게임 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집콕 등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하면서 게임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모바일 게임이 급성장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의 모바일 게임 앱 거래액은 총 5조3291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4조2880억 원)보다 24.3% 늘었다.
조사대상의 90%인 27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16곳은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5곳은 흑자로 돌아섰으며, 6곳은 적자가 축소됐다.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선데이토즈다. 2019년 27억6240만 원에서 2020년 130억17만 원으로 370.6% 늘었다. 3.3%에 그쳤던 영업이익률도 12.2%로 8.9%p 성장했다. 선데이토즈가 1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선데이토즈의 영업이익 급증은 고마진 광고사업 성장, 해외시장 서비스 안착 등이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디즈니 팝 타운'과 '슬롯메이트' 등 해외 매출이 406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했다. 선데이토즈는 BTS의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 퍼즐게임인 'BT21 팝스타'를 3월 말 일본과 아시아시장에 출시하면서 해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이시티(141.3%)와 웹젠(109.1%)도 세 자릿수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이 회사의 2020년 영업이익은 665억5023만 원으로, 전년(350억201만 원)보다 90.1% 증가했다. 기존 라이브 게임의 안정적인 실적에 신작 효과가 더해지며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이 모두 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퍼즐게임 '프로젝트킹(가칭)', 서바이벌 FPS '테라 파이어(가칭)' 등 10개 이상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네오위즈(85.3%), 엔씨소프트(72.2%), 골프존(59.7%), 엠게임(52.4%), 넷마블(34.2%)도 영업이익을 크게 늘려 증가율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조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2020년 한 해동안 824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9년(4790억 원)보다 72.2% 증가한 수치다. 리니지와 리니지2가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매출을 늘리며 총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전사 매출은 2019년 1조7012억 원에서 2020년 2조4162억 원으로 42.0% 늘었다. 넷마블과의 매출 격차는 2019년 4775억 원에서 2020년 686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영업이익이 악화된 곳은 3곳(10.0%)에 그쳤다.
베노홀딩스는 2019년 27억2957만 원인 영업이익이 지난해 8억1630만 원으로 70% 줄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3가지 실적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이어 컴투스의 영업이익이 2019년 1260억 원에서 2020년 1129억 원으로 10.4% 감소했다.
위메이드는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이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8억4327만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9년(93억3026만 원)보다 손실액이 37.7% 증가했다. 매출이 늘었지만, 광고선전비 등 영업비용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게임업체들은 올해도 신작을 대거 출시하며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시장환경이 지난해보다는 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실적 상승세는 완만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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