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주형환·김현웅·김준기·진정구 호텔신라 사외이사
호텔신라가 사외이사 전원을 장차관급 관료 출신으로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텔신라의 정기주주총회결과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신임 3명을 포함한 4명의 호텔신라 사외이사 모두 관료 출신으로 조사됐다. 장관 출신이 2명, 차관급 출신이 2명이다.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 주형환 사외이사가 2016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주형환 사외이사는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장관비서관,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장관까지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올해 선임된 김현웅 사외이사 역시 장관 출신이다.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고등검찰청 형사부장,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법무부 차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거쳐 2015년 7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는 김현웅법률사무소를 거쳐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역시 올해 선임된 김준기 사외이사와 진정구 사외이사는 각각 국회 예산정책처장과 국회사무처 입법차장을 역임했다. 김준기 사외이사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진정구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호텔신라는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중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가장 높다. 사외이사가 모두 관료 출신인 곳은 호텔신라가 유일하다.
호텔신라는 그동안에도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에 임기가 끝난 정진호 사외이사와 오영호 사외이사가 각각 법무부와 산업자원부에서 차관을 지냈다. 역시 이번에 임기가 종료된 문재우 사외이사는 1976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근무하다가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으로 일했다.
한편, 이번에 선임된 일부 사외이사에 대해 호텔신라와 관련된 법무법인 관계자라는 점을 이유로 일각에서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현웅 사외이사가 속한 법무법인이 형사재판에서 호텔신라와 HDC의 합작사를 대리했고, 진정구 사외이사가 고문을 맡은 법무법인이 지배주주 일가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들의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