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실적을 끌어올렸던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반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호실적을 그렸던 정유업계도 수익성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하반기에 들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9월 26일 기준 가격은 배럴당 84.89달러로, 하반기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1일(106.34달러) 대비 20.2%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서브텍사스원유(WTI)도 이날 가격이 하반기 들어 최저치로 나타났다. 각각 배럴당 84.06달러, 76.71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 영향을 받았다.
국제유가는 대개 정유사들의 실적과 큰 관련이 있다. 만약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석유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유업계는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올해 상반기 모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약세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이다.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월별 정제마진이 6월 24.5달러에서 7월과 8월 9.1달러로 추락했다. 주간으로도 8월 4주 12.6달러에서 8월 5주 6.1달러, 9월 1주 8.4달러, 9월 2주 2.7달러, 9월 3주 0달러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본사업인 정유사업이 상반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7073억 원, 5944억 원으로 예상된다. 2분기(2조2291억 원, 1조4451억 원) 대비 68.3%, 58.9%씩 감소한 수치다.
그룹사와 함께 실적을 공개하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워낙 좋았던 만큼 큰 폭으로 올랐던 영업이익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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