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흑자 전환의 포석을 다지고 있다. 기업분할 이후 그간 따놓은 수주를 바탕으로 공장 가동을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배터리업체 중 가동률이 가장 높았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온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공장가동률은 92.8%로 집계됐다. 기업분할 이전(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과 비교하면 전년 동기(89.4%) 대비 3.4%p 늘었다.
공장 가동률은 기업이 주어진 설비, 노동, 생산효율 등의 조건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했을 때의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 비율을 의미한다. 생산실적을 같은 기간 생산능력으로 나눠 산출한다.
SK온은 국내 배터리업계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타 기업 대비 후발주자로 평가되긴 하지만, 지속적인 시설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5위에 오르기도 했다.
공장을 짓기 전에 수주부터 하는 선수주 후투자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온은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1600GWh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환산 시 230조 원 규모다. 2016년 30GWh 대비 50배 넘게 성장한 것으로 글로벌 업체 중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생산능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2020년 28GWh, 2021년 50GWh에서 올해 말 70GWh로 성장할 계획이다. 이후 현재 진행중인 착공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SK온은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수주잔고를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생산능력을 늘림으로써 생산실적(매출)이 매년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9년 2754억 원, 2020년 6270억 원, 2021년 1조1565억 원으로 증가하며 1조 원대에 진입했다. 올해는 2조54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3% 상승했다.
공장 가동률도 국내 업계에서 가장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가동률은 각각 72.0%, 89.8%(삼성SDI는 소형전지 기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6001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수천억원 단위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과 헝가리 등 신규 공장의 초기 가동 비용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이 흑자전환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한다. 가장 큰 배경은 지속적인 수주 호조다. 또한 올해 3분기부터 포드와 폭스바겐 등으로 거래처가 다변화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SK온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흑자전환 시기를 올해 4분기, 연간으로는 내년 이후로 전망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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