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3분기 가까스로 6억 원의 흑자를 내며, 전년 동기에 비해 97% 고꾸라졌다. 영업이익률은 0.1%로 추락했다.
전체적으로 호텔사업이 선전했지만, 면세점 사업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텔신라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영업이익은 266억 원으로, 전년 동기(209억 원)보다 27.7% 늘었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전 분기(432억 원)에 비해서는 38.3% 하락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850억 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938억 원)보다 9.4% 하락했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은 면세점 사업의 실적 하락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3분기에 호텔사업이 모처럼 좋은 실적을 거뒀다. 호텔신라의 호텔&레저부문은 3분기에 전년 동기(9억 원)보다 2789% 늘어난 26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서울 신라호텔과 제주 신라호텔, 신라스테이, 레저부문의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신라스테이와 서울 신라호텔의 투숙률은 각각 83%와 68%을 기록했다. 두 곳 모두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고 분기 투숙률이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의 급격한 부진으로 빛이 바랬다.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억 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200억 원)보다 97% 하락한 수치다
면세점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21년 1분기 흑자로 돌아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 4개 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낸 면세점 사업부문은 2021년 1분기 417억 원의 흑자를 내면서 반전에 성공했고, 2분기에는 흑자 규모를 471억 원으로 늘렸다. 이후에도 올해 2분기까지 매 분기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3분기 6억 원에 그쳐 흑자기조를 간신히 유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2021년 1분기 6.6%에 달했던 면세점 사업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0.1%까지 추락했다.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신라호텔만의 일이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 113억 원이던 영업손실이 올해 3분기 150억 원으로 늘었다. 신세계디에프의 영업이익은 229억 원에서 51억 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호텔신라의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졌다. 호텔신라는 실적을 발표한 주요 면세점 중 매출 증가율(47.7%)은 가장 높았지만, 영업이익 감소액도 가장 많았다.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 하락의 주 요인은 고환율 대응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비 증가가 꼽힌다. 공항 출국객 증가로 매출이 늘었지만, 주 수익원인 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환율에 따른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결과 수익성이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신라호텔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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