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수요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도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업계가 초격차 기술 확보에 힘쓰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차세대 D램 등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가 1조896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5조881억 원)의 5분의 1 가량을 R&D에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둔화로 인해 매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5조881억 원으로, 전년 동기(12조1557억 원) 대비 58.1% 감소했다.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매출 성장세(1분기 기준)도 끊어졌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 금액 자체도 전년 동기(1조2043억 원) 대비 9.5% 감소했다.
이처럼 매출이 급감했지만, 전년과 같이 1분기만에 연구개발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한 점은 주목됐다. 이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2년 1분기 9.9%에서 올해 같은 기간 21.4%로 11.5%p 상승했다.
수요 감소 등 업계 상황이 악화됐음에도 미래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기술과 제품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 추이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가 더욱 돋보인다. 반도체 호황기에 접어들기 전인 2015년 1분기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4조8183억 원)을 냈지만, 연구개발에 4265억 원을 투자했었다.
올해 연구개발 실적은 D램에 집중됐다. 모바일용 D램인 LPDDR5T와 현존 최고 용량을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했다.
LPDDR5T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모바일 D램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동작속도를 13% 빨라진 9.6Gbs(초당 9.6기가비트)까지 끌어올렸다.10나노급 4세대(1a) 미세공정 기반으로 올 하반기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HBM3 신제품은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GB를 구현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HBM3 대비 용량을 50% 높인 제품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간 기준으로도 연구개발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11.0%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데이터뉴스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전기전자업계 중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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