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상장사 2곳 중 1곳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기업집단 상장사들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집계 대상 332개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64조6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7조634억 원) 대비 49.2% 감소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감소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정유, 석유화학 등 비교적 매출 규모가 큰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 대기업집단 전체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기업별로 영업이익 증감 현황(유니드비티플러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 신설법인은 증감률 집계에서 제외)을 분석한 결과, 329개 기업 중 178곳(54.1%)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악화됐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이 138곳, 적자 전환된 곳과 적자 확대된 곳이 각각 26곳, 14곳으로 집계됐다.
집계 기업 중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3087억 원으로, 전년 동기(28조2185억 원) 대비 95.4% 줄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및 경기둔화 우려로 반도체 수요가 약화되면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D램 제품의 재고 증가가 뼈아팠다. 다만 2분기에 들어 D램의 출하량이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고는 5월 이후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6조2844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DDR5,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리며 손실폭을 전분기 대비 5200억 원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상반기 3조9783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상반기 2682억 원으로 93.3% 감소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2분기 들어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겼다.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SK온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낸 점도 부담을 키웠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은 올해 상반기 47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쓰오일 역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3조53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5521억 원으로 81.9% 줄었다. 에쓰오일 역시 정유 사업의 영업이익이 악화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밖에 HMM(6조846억 원→4666억 원, -92.3%), 유니드(1099억 원→99억 원, -91.0%), CJ씨푸드(19억 원→2억631만 원, -89.1%), 플레이디(36억 원→4억6277만 원, -87.1%) 등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된 곳은 151곳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흑자에 머물며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이 123곳, 흑자 전환된 곳과 적자폭이 축소된 곳이 19곳, 9곳씩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배터리와 배터리소재,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건설업종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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